[기고] 대만 지진 피해가 적은 다섯 가지 이유

25년간 내진설계와 내진 보강공사, 반면교사 삼아야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4/04/15 [13:22]

[기고] 대만 지진 피해가 적은 다섯 가지 이유

25년간 내진설계와 내진 보강공사, 반면교사 삼아야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4/04/15 [13:22]

▲ 최명기 교수   © 매일건설신문

 

지진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안전한 지대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문제점을 분석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최근 대만 화롄현 남남동쪽 23km 해역에서 규모 7.2 크기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하고 1,145명이 부상당했다.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을 포함하면 사상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지진은 1999년 당시 2,400명이 숨진 지진 이후 25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재난이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전 세계에 반도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TSMC 공장 설비가 일부 훼손돼 잠시 멈추기도 했다. 피해가 발생하자마자 TSMC는 공장 설비 대부분을 곧바로 복구했다. 반도체 공정 자체가 워낙 미세한 작업인 만큼 지진이나 작은 진동은 매우 치명적이다. TSMC가 지진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입은 것은 자연재해에 대한 사전 준비와 그동안의 대처 경험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경우 1999년 지진보다는 이번 지진에서는 그나마 사망자가 적었던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내진설계와 내진 보강공사를 철저히 했다는 점이다. 1999년 대지진이 발생한 뒤 ‘재난예방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이때부터 모든 건물에 강력한 내진 설계와 보강조치를 의무화하였다. 시행하는 과정에서 민간 건축주들의 경우에는 과다한 예산문제로 보강공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대만 정부는 내진보강공사에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하였다. 이로 인해 이번 지진에서는 큰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둘째는 부실 설계와 시공이 적발되면 최대 징역형을 살게 하는 법체계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1990년대만 하여도 건설 비리는 대만에서도 일상이었다. 건물은 바닷모래를 사용하여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과다 염분함량으로 철근부식이 발생하여 사회 문제화가 되기도 했다. 새 건물 콘크리트 기둥 안에서 오래된 기름통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건설회사들이 재료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눈속임 행위들이었다. 그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6년 타이난 섬 남서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7층 건물이 무너져 수십 명이 사망하자 해당 건물 건설 관계자 5명이 기소돼 수감됐다. 현재 대만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대만의 경우 위험한 지진이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제대로 지어지지 않은 건물 대부분은 이미 사라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겪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는 지진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대만 지역 곳곳에 센서(IoT)가 설치돼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동을 제일 먼저 감지한다. 이에 따라 진원지 인근 주민들에게 2~8초 만에 모바일이나 TV 경보를 통해 즉시 전파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시스템에 결함이 일부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 발생 당시 타이베이 주민들 일부는 모바일 경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넷째는 지진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과 평상시 비상 대피 훈련의 결과이다. 1999년 이후 학교와 직장에서는 지진 대피 훈련이 의무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대만 국민들은 지진에 익숙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지진에서도 대만 국민들은 발 빠른 대피로 피해 규모가 적었다. 

 

다섯째는 신속한 대응체계이다. 대만 재난 대응팀은 소셜미디어(SNS)를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CCTV와 같은 감시 카메라를 활용해 피해 규모를 조사한다. 어느 지역에 지진 피해자가 있는지 신속히 위치를 추적하여 구호대를 보내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터키와 시리아에서도 이번 대만 지진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5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106회 발생했다. 디지털 관측의 연평균(70.8회)보다 38% 늘어난 규모이다. 동해 해역은 6개월 동안 연속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대만의 지진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만반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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