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고군분투] ‘무이자 중도금, 계약금 5%’ 고육지책으로 미분양 정면돌파 시도

실수요자 초기비용 감소에 방점… 건설사들 금융이자 부담에도 물량털기 우선시

정두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1/24 [12:09]

[건설업계 고군분투] ‘무이자 중도금, 계약금 5%’ 고육지책으로 미분양 정면돌파 시도

실수요자 초기비용 감소에 방점… 건설사들 금융이자 부담에도 물량털기 우선시

정두현 기자 | 입력 : 2024/01/24 [12:09]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극심한 부동산 내수 침체에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이 고조된 건설사들이 최근 무이자 중도금을 지원하거나 계약금을 5%대로 낮춘 분양 단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는 아파트 분양에 지갑을 닫고 있는 실수요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업계 특단의 조치다. 미분양은 건설사 자금난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적체일로를 걷고 있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은 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비수도권 지방을 중심으로 파격 금융조건을 앞세운 분양 단지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금융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춰야 미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건설사들이 이같은 고육지책을 내놨음에도 지방 아파트 수요가 극한의 냉각기를 맞은 상황에서, 실수요 반등 특효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우선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최초 계약금을 분양가의 5% 수준으로 대폭 낮춘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통상 계약금은 분양가의 10~20%대로 책정되지만, 지난해부터 지방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건설사들 사이에서 ‘차라리 사업성을 내려놓는 게 미분양보다 낫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 따른 현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9일부터 전남 광양 일원의 ‘더샵 광양레이크센텀’ 분양에 나선다. 특히 청약자의 금융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금을 분양가의 5%로 낮췄다. 오는 2027년 1월 입주 예정인 광양레이크센텀은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가 3억5,830만 원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9개동, 총 925세대 규모다. 청약 당첨자는 계약 시 선금 500만 원을 내고 나머지 1억2,915만 원은 계약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만 납부하면 된다. 입주 지정일까지는 분양가의 35%를 지불해야 한다. 

 

대우건설도 5%대 계약금을 앞세운 ‘의정부 프루지오 클라시엘’ 분양에 나섰다. 계약금 5%, 중도금 60%, 잔금 35%로 구성해 실수요자 초기부담을 대폭 줄였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계약금 1차 1,000만 원 정액제, 중도금 이자 3.5% 고정금리 등의 추가 혜택도 제공된다. 클라시엘은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일원에 지하 5층~지상 42층, 4개동 전용 84~110㎡ 656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2027년 12월이다.

 

중도금 무이자 파격 조건을 내건 건설사들도 있다.

 

DL이앤씨가 중도금 무이자 분양에 나선 강원도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15층 이상)가 4억7,830만 원이다. 당첨자는 계약 시 500만 원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1개월 안에 내면 된다. 프리모원은 강원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일원에 조성되고, 앞서 지난해 350세대가 1차 분양됐고 이달에는 2차로 222세대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입주 예정일은 내년 11월이다.

 

앞서 이달 초 청약접수에 나선 쌍용건설의 ‘쌍용 더 플래티넘 스카이’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적용된 사례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청약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187세대 모집에 1,269명이 신청해 평균 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비수도권에서 선방했다는 내부 평이 나온다. 강원 춘천 도심권에 공급되는 해당 단지는 지상 39층, 전용면적 84㎡ 중심의 총 228세대로 구성된다. 

 

나아가 더욱 수위 높은 고육책을 내놓는 건설사들도 있다. 신세계건설 등 일부 건설사는 미분양 사태가 관통한 대구 분양가에서 입주 전까지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100% 환불을 보장하는 ‘환매 보장’ 파격안을 내놨다. 이에 더해 분양가 자체를 10~25% 수준으로 할인하며 물량털기에 나선 지역 건설사들도 있다. 일례로 경주건설은 지난해 분양가 최대 25% 할인 카드를 내걸며 분양 최대 험지로 떠오른 대구에서 완판 기록을 쓴 바 있다.     

 

이렇듯 건설사들이 파격 금융조건을 앞세워 실수요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반대급부도 적지 않다. 분양가 할인, 계약금·중도이자 감면 등 파격안을 내세웠음에도 물량을 털어내지 못할 경우 건설사가 감내했던 금융이자 부담은 곧 사업성 악화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건설사들이 방대하게 실수요자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미분양에 따른 사업리스크가 더욱 치명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대구 내 조성단지의) 분양 계약률이 반토막났다. 미분양 장기화로 업체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보다는 금융이자 부담을 떠안는 것이 차라리 낫다”라며 “울며 겨자먹기지만 특히 대구는 요즘 분양 암흑기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물량을 털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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