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업계 포트폴리오 새판 짜기… ‘소형 원전’ SMR이 주목받는 이유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 SMR 경쟁력 확보 총력

정두현 기자 | 기사입력 2023/12/07 [15:02]

[기획] 건설업계 포트폴리오 새판 짜기… ‘소형 원전’ SMR이 주목받는 이유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 SMR 경쟁력 확보 총력

정두현 기자 | 입력 : 2023/12/07 [15:02]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현 대통령)가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저마다 차세대 원전 기술로 손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총력을 펴고 있다.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기조에 따라 최근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프로젝트가 가동되는 등 국내 원전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건설업계가 이를 새 먹거리로 지목하면서다.

 

아울러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 주택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은 ‘토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판 짜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 연말 혹한기를 맞은 건설업계는 주택 내수 불안정과 고금리, 자금 유동성 경색 등으로 기성 사업으로는 수익구조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 건설사들의 최근 경영 메커니즘도 사업성과 발전성이 있는 신분야 자체 기술 확보로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차세대형 원전 기술의 요체로 손꼽히는 SMR 기술 경쟁력을 놓고 각축전을 펴고 있다. SMR은 출력 규모 300MWe(메가와트) 이하의 압축형 소규모 원전으로, 최근 건설업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모듈 공법이 적용돼 시공성과 안전성이 높아 글로벌 원전업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통상 대형 원전의 경우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으로 구성되며 이는 모두 배관으로 연결돼 사고 발생 시 방사능 유출 위험이 엄존한다. 이와 비교해 SMR은 핵심 설비들이 단일 압력용기에 압축 설치되는 만큼, 사고 발생에 따른 리스크가 극도로 적어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미래형 기술이라는 평가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도 지난 9월 기준 5000억 달러(한화 약 662조 원) 규모로, 연 2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원전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국내 원전설비 수요도 연간 8,000억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가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25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내 원전 수출사들에 대한 ‘수출보증보험’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효율성·시공성이 모두 개선된 SMR이 향후 국내외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하나같이 모듈형 원자로 기술을 주목하고 있는 것. 

 

이에 대형 원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건설은 최근 SMR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에너지신사업에 쏟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분야 핵심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SMR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그 일환으로 현대건설은 최근 해외 원자력분야 최상위 기업과도 협업체계를 공고히 가져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의 거대 원자력 전문기업인 홀텍사와 함께 SMR이 급부상 중인 동유럽 시장으로의 진출 교두보를 놓았다. 또 최근에는 홀텍과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 부지에 300MWe급 SMR을 짓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홀텍이 1차 설계를, 현대건설이 2차 설계와 시공을 맡는다.

 

특히 동유럽에선 최근 에너지 시세 불안정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성 전력원인 원전에 대한 수요가 반등하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국내 건설사들도 SMR 수출의 주 타깃으로 최근 동유럽을 지목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은 폴란드 원전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한편, 현지 건설사인 이알버드, 유니베프와도 SMR 사업 등에 대한 협업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폴란드를 북유럽 원전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점차 주변국으로 원전 사업 수주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현대건설은 SMR뿐만 아니라 원전 해체작업,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등 원자력 분야에서 다각적인 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미래형 원전인 SMR 분야에서 꾸준히 역량을 키워가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의 ‘팀 코리아(Team Korea)’ 시공사로 낙점되면서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한 한편, 동유럽 전초기지인 폴란드에서도 원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2012년에는 포스코이앤씨 등과 함께 글로벌 인증 SMR인 ‘스마트(SMART)’ 개발사업에 동참하며 소형원자로 기술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이는 대우건설에서 SMR 포트폴리오가 안착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게 내부 중평이다.

 

대우건설은 이를 토대로 해외 원전시장 진출 저변을 더욱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직접 ‘1호 영업맨’을 자처하며 작년부터 유라시아, 아프리카 등지를 돌며 각국 리더들과의 교섭을 통해 수주 물꼬를 틔운 만큼 SMR 해외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루마니아 정부의 SMR 건설 사업도 현재 대우건설이 진행 중인 주요 원전 프로젝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매일건설신문>과의 통화에서 “SMR의 경우 국내외 가리지 않고 원전시장의 대변혁을 주도할 아이템으로 지목되고 있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주목하는 분야”라며 “해당 원전 기술은 해외수주의 골격인 대규모 플랜트와도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좋다고 정평이 나 있다. 건설사들이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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