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건설협회 ‘회장 선거’ 촌극

최대 건설 단체서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 나온다니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11/30 [10:49]

[기자수첩] 대한건설협회 ‘회장 선거’ 촌극

최대 건설 단체서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 나온다니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11/30 [10:49]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오늘 회장 예비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다. 대의원 추천서 확보를 못하는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제29대 회장 선거가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다. 앞서 회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현우 삼양건설 대표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의원들이 추천서를 안 써주면 아예 출마 자체를 못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현우 후보는 앞서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대한건설협회 김상수 현 중앙회장을 집중 성토했다. 윤 후보는 “작금의 대한건설협회는 회원사를 위한 협회가 아니라 개인 회사처럼 운영이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업계의 현안을 정부와 협의해 각종 규제 및 제도 개선을 통해 회원사 권익보호에 앞장서야 할 협회가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뒤에서 ‘조정 역할’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현우 후보는 이 ‘조정 역할’의 주체로 현 김상수 회장을 지목했다. 그는 “중앙회장이 각 시도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차기 회장 선거 후보 등록을 위한) 추천서를 못써주게 막은 것”이라며 “그렇다고 각 시도 28대 어느 회장 한명도 중앙회장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중앙회장 아부꾼이 되어 우리는 아무 예비후보에게도 추천서를 써주지 않겠다고 대놓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예비 후보는 전국 157명의 대의원 중 20%의 추천서를 받아야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자신의 ‘추천서 확보’가 막혀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김상수 회장은 건설전문지 기자간담회와 종합지 기자간담회를 이틀 간 각각 가지며 해명에 나섰다. 김상수 회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차기 회장 선거에 개입 의혹에 대해 “중립을 지키고 있고, 관여를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시도별로 대의원이 형성돼 있어 중앙회장이 특정 후보를 추천하라고 개입할 수가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내규 상 중앙회장은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내용도 없고, 지원해선 안 된다는 내용도 없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현우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상수 회장이 그렇게 떳떳하면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할 게 아니라 건설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왜 못하나”라고 했다. 

 

윤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무엇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회장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지는 것이다. 윤 후보는 30일 충북도청에서 예비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건설협회 회원사들은 건설 경기 침체로 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그런 회원사들의 길잡이가 돼야 할 건설협회는 ‘내홍’에 빠져든 셈이다. 떠날 회장이 대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도, 대의원들이 그런 회장의 입김에 휘둘린다는 말도 믿기 어렵다. ‘웃픈 촌극’이다. 

 

최근 국내 건설사 10곳 중 4곳이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잠재적 부실기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 선거 내홍’에 빠진 대한건설협회를 바라보는 회원들의 마음은 더욱 차가울 것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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