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드론시장 선점?… 취미레저용일뿐 ‘상업용’은 국가경쟁 치열”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 강창봉 본부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11/24 [11:24]

“중국이 드론시장 선점?… 취미레저용일뿐 ‘상업용’은 국가경쟁 치열”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 강창봉 본부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11/24 [11:24]

2015년부터 드론산업 법·제도·정책마련 연구 수행

미래항공모빌리티산업 정부 정책 지원·안전기준 마련

“드론 시장, 하드웨어와 활용측면 구분해 이해해야”

“국내 생태계 선순환 구조 위해 정부·기업 간 가교역할

 

▲ 강창봉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 본부장이 드론산업발전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AAM(선진항공교통) 등 미래항공모빌리티 산업은 미래를 준비하는 필수 플랫폼으로 국가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는 관련 산업계의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 및 정책발굴을 위한 연구노력을 통해 정부 정책을 지원할 것이다.”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를 이끌고 있는 강창봉 본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드론산업육성계획 전반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제도적 근거마련의 근간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실증, 검증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이를 통해 산업육성과 안전의 균형감 있는 결과물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강창봉 본부장은 “드론 산업은 그동안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으로 급격한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면서 “시장규모, 드론 사용사업체, 등록기체, 조종인력 등은 물론 기술수준도 빠르게 세계수준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드론 기업들을 향해서는 “드론산업의 주축인 개발 및 활용 업체의 핵심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기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는 정부가 드론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법·제도·정책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미래항공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부정책 지원과 이를 통한 산업진흥과 안전기준 마련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의 목표와 사업 방향은 무엇이고, 올해 주요 성과는.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는 어느새 우리의 생활권 가까이 다가 온 미래항공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부정책 지원과 이를 통한 산업진흥과 안전기준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 육성, 실증사업을 통한 안전성 검증, 개발부터 상용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 국내 기업과 기술을 세계무대로 진출시키기 위한 해외진출 사업 등 정부정책과 결을  같이하는 현장접목형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을 사업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국내 드론산업은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기술들이 정부지원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드론산업의 존재감을 알리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배송·농업·라이트쇼·건축·검사·재난관리·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드론 활용 분야에서의 본격 상용화가 시작되는 성과를 거뒀다.”

 

- 항공안전기술원이 국내 드론 산업의 활성화와 기업들의 사업 확대 측면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나.

“항공안전기술원은 생태계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드론의 안전 및 활성화를 위해 드론실증도시, 드론상용화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법률에 규정된 인증·허가·승인 등을 유예 또는 면제하는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지정과 운영을 지난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창업공간 제공과 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건실한 스타트 업을 발굴하는 기업창업지원센터 사업, 해외 판로개척을 위한 해외진출사업 등도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을 위한 인프라 구축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드론전용 비행시험센터를 전국 6개소(영월, 고성, 보은, 인천, 화성, 의성)에 구축해 개발된 드론의 최대 성능범위내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부품단위 개발과 검증을 지원하기 위한 드론 개발시험센터도 경남 고성에 구축하고 있다.

 

또한, 드론 관련 법·제도·인프라와 국내 기업과 개발제품에 대한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드론정보포탈을 개발운영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가교역할도 꾸준히 하고 있다.”

 

- 올해 해외 드론로드쇼를 4회로 확대하는데 국내 드론 기업들의 주요 해외 진출 사례는.

“드론로드쇼는 국내 기업의 판로개척을 주 목적으로 2020년 아프라카 르완다를 기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주도 실증사업을 통해 검증된 대한민국 대표 드론기업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단을 구성해 방문국 정부와 로드쇼를 통해 우리 강점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우즈베키스탄,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체코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개최했고, 해당국 정부 또는 공공기관, 기업들과의 양해각서 체결, 현지 실증사업 등 공동사업 추진, 현지법인 설립, 수출계약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 

 

대표적인 해외진출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개발 드론과 솔루션을 20여개 국가에 수출해 미국 독립기념일 등 다양한 축제에서 서비스 중인 드론 라이트쇼 기업, 풍력발전기·타워·플랜트 등 검사를 요하는 접근이 어려운 시설물에 AI(인공지능) 드론을 이용해 원격 모니터링과 진단을 글로벌 탑3 플레이어 자격으로 20여 국가에서 사업화하고 있는 기업 등이 있다. 해외 로드쇼가 사업화로 이어지기 까지 시간이 장기간 소요됨을 고려할 시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의 몇몇 기업들이 드론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지만 사실상 드론 하드웨어 시장은 중국 등의 해외사가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드론의 하드웨어 시장보다는 활용성 측면의 드론 시장 발굴과 선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방향성에 대해 공감한다. 다만, 하드웨어 시장의 활용측면을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기준으로 드론은 취미레저용(Recreational Drone)과 상업용(Commercial Drone)으로 분류한다. 상업용은 용도자체가 점검, 건축공정관리, 농업, 배송 등 상업용 또는 공공목적으로 사용되는 드론이며 고가인 반면, 취미레저용은 촬영, 비행 등 취미용으로 사용되는 드론이다.  

 

이 중에서 중국의 선점한 시장은 취미레저용 시장이며, 상업용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상태에서 국가 간 치열한 선점경쟁을 통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에 발간된 해외유력예측기관의 분석치를 보면 2023년 기준 상업용 시장규모는 USD 30.6 billion(10억)인 반면 취미레저용 시장규모는 USD 3.0 billion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연 평균성장률도 상업용 드론은 7.7%인 반면, 취미레저용 드론은 –0.3%로 집계돼 중국이 선점한 시장이 성장한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얘기한 상업용 드론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업용 드론 시장은 다시 용도별로 분석이 가능하다. 2023년 기준 시장규모는 Service(USD 24.6 billion) → Hardware(4.9 billion) → Software(1.2 billion)순이며, 상업용 시장이 하드웨어보다는 분야별 활용별 활용 또는 서비스시장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드론산업육성전략도 국산 하드웨어를 패키지화한 SaaS(Software-as-a-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과 플랫폼을 집중 지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 드론 라이트쇼, 원격진단 및 모니터링, 건축공정관리, 시설 및 국토 매핑, 방제 등 다수 활용분야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활용분야도 다수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 국내 드론산업의 현주소와 드론 기업들의 경쟁력을 어떻게 진단하나.

“국내 드론산업의 현주소를 해외시선에서 진단해 보겠다. 드론 분야의 가장 유력한 해외예측기관(Drone Industry Insight)의 보고서는 6개 대륙 181개 국가를 대상으로 드론 시장규모와 국제적인 영향력을 고려해 글로벌 탑10 드론 시장(Top 10 national drone markets)을 선정 발표했다. 대한민국은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일본 등과 함께 탑 10 그룹에 선정될 정도로 국제산업계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해외분석 결과를 인용하면, DRI는 Drone Readiness Index로 드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각 국가의 준비상태를 계량화해 순위를 매기는 지표다. 정부의지, 비행환경, 인력향성, 규제개산, 공역통합, 인증 등 6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10위권으로 2022년 대비 12계단이나 급상승했고, 1위와의 차이도 근소할 정도로 국제적인 경쟁반열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의 경쟁력도 국제적인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드론 기업은 ‘라이트쇼’를 통해 20여 국가에 공연용 드론과 솔루션을 수출하고 있고, AI 드론을 이용한 풍력발전기 등 산업시설 원격 모니터링과 진단 기술 또한 20여 국가에서 다수 실증 및 현업적용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빌딩 및 대규모 시설건축 기술은 건축현장 기본공정에 반영되어 필수 플랫폼을 사용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 드론기업들은 영세성과 짧은 업력으로 정부사업 중심의 매출구조, 인력·자본 등에 기인한 중장기적인 기술개발 여력 부족 등으로 성장한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는 앞서 지난 6월 국내 드론산업 규모를 세계 5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본부는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뒷받침할 계획인가.

“드론을 포함한 미래항공모빌리티의 상용화, 생활권내 진입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부터 제도수립, 산업생태계 육성,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대중수용성 마련도 필요하다. 국내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의 가교역할은 물론, 국내 경쟁력 있는 기업과 기술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다.”

 

- 국내 드론 기업에 하고 싶은 말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지나온 여정을 보면 오랜 시간의 연구개발과 시행착오, 이를 통한 글로벌 히트상품 개발과 시장선점, 다수 이용자 피드백을 통한 제품 신뢰성 향상, 매출 증대에 따른 지속적인 시장맞춤형 신제품 출시의 선순환 구조였다. 국내 드론 기업들은 이를 자기화해야 한다. 

 

열악한 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젝트성 전략적 제휴와 완성품에서 강점 있는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특화된 기술개발로 글로벌 시장의 역할을 부여받는 방향으로의 방향선회도 필요하다. 대기업의 고유 강점 기술과 해외 판매망을 드론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 또한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주도사업 및 연구개발참여의 비중을 조절해 핵심기술 개발을 통한 고유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점유함으로써 자생능력을 키우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매일건설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강창봉 본부장              ©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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