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철근價 치솟나… 건설업계 ‘원자재비 한파’ 우려한전, 산업 전기료 ㎾h당 13.5원 인상… 철강업계 철근 기준가 8000원대 인상 기조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여파에 건설 기본자재인 철근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의 공사원가 인상 우려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한전은 지난 9일부로 산업용(을) 전기료를 고압A(3,300∼6만6,000볼트 이하)의 경우 ㎾h당 6.7원, 고압B와 고압C는 ㎾h당 13.5원 인상했다. 이 중 철근 생산용인 고압B의 경우 철근 1t당 600㎾h가량 소모되는 만큼, 인상 단가(13.5원)에 톤당 소모 전기량(600㎾h)을 곱산하면 톤당 철근 생산단가가 8,100원 오른다는 결론에 이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통상 전기요금(고압B)이 ㎾h당 1원 인상될 경우 연간 원가 부담이 200억 원가량 오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철근 기준가가 톤당 8,000원 안팎 수준으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다만 이달 초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이달 철근 가격 인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철근 시세는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적자 탈피’에 나선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결정하면서 시세 인상 압박에 놓인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00만 원을 상회했던 철근 기준가는 지난달 93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연간 제철용 전기 사용량이 1만GW를 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철근 생산비용 부담이 기존의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철근 기준가는 하락일로를 걸었지만 수요 침체가 길어지면서 철강사들의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다 보니 철근 시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면 건설향(向) 철근 기준가는 93만2,000원(10월 기준)에서 94만 원대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철근 기준가는 산정 매뉴얼상 전기요금 인상분이 즉시 적용된다. 실제로 철강업계 톱인 현대제철을 시작으로 제강사들은 전기료 인상일을 기점으로 철근 기준가를 톤당 8,000원 수준 올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매일건설신문>과의 통화에서 “그간 한시적 전기료 동결로 생산단가 변동이 없었지만, 철근 수요가 저조해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철근) 기준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라며 “9일부로 기준가에 전기료 인상분을 반영하기로 했지만 공급가 조정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건설분야로 공급되는 철근의 경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시세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는 철근가 인상 여부와 시기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사비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사들이 저마다 건설 핵심 원자재인 철근의 가격 인상을 결정한 상황에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건설업계에 원자재비 인상 후속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철용 전기료가 13원대로 올랐으니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면서도 “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겹악재인 것은 분명하다. 전기료 인상에 시멘트 가격도 오르는데 공사원가율 인상은 불가피하다. 올해 주택 내수시장이 역대급 한파를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자재비까지 오르면 건설사들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두현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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