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분리대가 30초 만에 자동 개방… ‘고속도로 재난’ 막는다한국도로공사, 9일 ‘중앙분리대 원격 자동개폐시스템’ 최초 공개새만금포항고속도로 완주 휴게소 양방향(12.4Km) 부근서 재난훈련 길이 20m, 무게 16톤의 장비를 30초 내에 원격 개폐하는 시스템 시연
[매일건설신문 홍제진 기자] “위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지난 9일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완주 휴게소 양방향(12.4Km) 부근. 제설차가 쉴 새 없이 도로를 오갔고 경찰헬기가 상공에서 비상 상황을 전파하는 등 임무를 수행했다. 119 구급차는 응급환자 구조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폭설 시 고속도로 재난상황을 가정한 훈련 현장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의 지시에 현장 분위기가 팽팽해졌다.
한국도로공사 진안지사는 이날 ‘폭설 대응 현장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겨울철 폭설로 인한 고속도로 차단 등의 재난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과 신속한 긴급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주관한 이날 훈련에는 전라북도, 완주군, 전북경찰청, 완주소방서, 국토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주)디앤에스테크놀로지 등 총 10개 기관이 참여했다. 인원 150여명과 58대의 장비도 동원됐다.
이날 훈련은 실제 긴급 상황을 가정해 실시된 만큼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전라북도 전지역 대설경보 발효 및 폭설(누계 15cm, 시간당 5cm)로 인해 익산방향 12.4km에 교통사고와 유해물질로 인한 전면 차단에 따른 고립 차량 발생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훈련은 중앙분리대 개방, 구급차 구난, 사고차량 견인, 헬기 구호물품 수송 및 제설작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원활한 훈련을 위해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완주휴게소 구간은 본선 양방향 통행이 차단됐고, 차량은 완주휴게소 광장부로 우회해 통행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중앙분리대 원격 자동개폐시스템’을 최초 공개했다. (주)디앤에스테크놀로지가 국토교통부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이 시스템은 고속도로 긴급재난 발생 시 중앙분리대가 자동으로 열려 차량을 신속하게 반대차선으로 우회시킬 수 있는 설비다. 폭설 대응 현장의 핵심 설비다.
‘중앙분리대 원격 자동개폐시스템’은 20억원이 투입돼 3년의 연구 끝에 개발됐다. 중앙분리대와 유사한 형태로 작동 시 양쪽으로 각각 개의 데크가 좌우로 펼쳐지면 차량이 그 위를 밟고 통과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길이 20m, 무게 16톤의 장비를 30초 내에 원격으로 개폐시킬 수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 등록됐다.
‘중앙분리대 원격 자동개폐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출동한 경찰이나 119구급대원이 유·무선 원격으로 신속히 중앙분리대를 열 수 있어 만일의 사고 시 위급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4톤 트럭이 80km 속도로 부딪쳐도 충돌에 견딜 수 있고 충돌 후에도 정상 작동이 가능한 점을 공인 충돌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한국도로공사 진안지사 관계자는 “실전과 같은 폭설 대비 합동훈련을 통해 신속한 대처능력과 상호협력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앞으로 기습폭설과 같은 재난상황 시 국민 불편과 피해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중앙분리대 원격 자동개폐시스템’을 활용해 폭설 등으로 인한 고속도로 재난상황을 대비할 방침이다. 설승환 한국도로공사 교통본부장은 “올 겨울은 엘리뇨 현상으로 많은 눈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오늘 훈련은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며 “고속도로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안 = 홍제진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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