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석정훈 회장의 ‘이중적 선거전’

‘야누스식 해명’은 출마 명분 떨어뜨려

허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23/10/27 [11:40]

[기자의 시각] 석정훈 회장의 ‘이중적 선거전’

‘야누스식 해명’은 출마 명분 떨어뜨려

허문수 기자 | 입력 : 2023/10/27 [11:40]

▲ 허문수 부국장     © 매일건설신문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이 제34대 회장 선거에 출마할지의 여부는 베일에 싸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석정훈 회장은 이미 물밑에서는 선거 출마를 공표한 상황이다. 출마 선언을 언제 할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자유이지만 마치 ‘연막작전’식의 행보는 옳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석정훈 회장은 협회 역사상 최초로 연임한 인물이고, 또 3선까지 하게 된다면 장장 9년의 시간을 국내 유수의 단체장으로서의 명예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에게는 그에 걸맞는 행동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석정훈 회장은 지난 22일 ‘31대 동기 회장님께’라는 제목의 문자를 발송했다. 대한건축사협회 31대 시도회장 동기들에게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로 경정했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석정훈 회장은 문자에서 ‘선거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저의 출마에 대한 비하와 비난, 그리고 전혀 근거없는 흑색 선전 등이 난무하고 있지만 오죽 다급하면 그러랴 이해하며 그럴수록 저 자신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했다. 석 회장은 문자에서 ‘저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석정훈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마치 ‘야누스의 얼굴’과 같은 것이다. 석 회장이 두 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석정훈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34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는데, 이후 기자가 31대 동기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언급하자 그제서야 출마를 결정한 사실을 인정했다. 더욱 재밌는 점은 석 회장의 다음 행보다. 다음날인 24일 본지의 다른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한 건 아니지만 다들 내가 출마하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이다. 같은 매체의 기자들에게 서로 다른듯한 얘기를 한 것인데, 이는 ‘야누스의 얼굴’과 같은 ‘야누스 해명’이라고 할 만하다. 이는 60여년 역사의 1만 8천명 회원이 활동하는 단체를 이끌겠다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물론 선거에 출마를 할지 말지의 여부는 개인의 자유이고, 또 그런 사실을 공표할지 말지도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석정훈 회장의 경우는 달리 봐야 할 것 같다. 일각에서는 석정훈 회장의 3선 도전을 두고 ‘이익 단체에서 한 사람이 3번이나 회장을 한다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석정훈 회장도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 있을 것 같다. 그럴수록 당당하고 명확한 입장 표명은 중요한 것이다. 

 

한 명의 지도자가 긴 시간 단체를 이끌 경우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전권을 오랫동안 쥐게 되면서 나타나는 폐해도 따를 수밖에 없다. 거창하게 비유를 하자면, ‘독재 국가’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려는 자는 구성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타당한 명분’이 필요한 것이다. ‘연막작전’식의 ‘야누스 해명’은 석정훈 회장의 출마 명분을 오히려 떨어뜨릴 뿐이다. 

 

 

/허문수 부국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