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불란한 사회 안전망… ‘엔지니어의 숨은 역할’ 적극 알릴 것”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09/25 [17:51]

“일사불란한 사회 안전망… ‘엔지니어의 숨은 역할’ 적극 알릴 것”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09/25 [17:51]

‘FIDIC 컨퍼런스’ 참가, ‘K-엔지니어링’ 세계에 각인

‘E&E포럼’ 공동 출범, 정부 협상력 제고 ‘전술 도모’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 업계 주도 PM 정착돼야”

 

▲ 이해경 회장은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엔지니어링산업 경진대회는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북돋고 인재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많은 엔지니어링사들이 기업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한편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좋은 인재를 유입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궁극적으로는 우리 엔지니어들이 ‘국제적으로 대등한 대우’를 받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지금까지는 국민들로 하여금 엔지니어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아주길 바라고만 있었는데 이제는 적극 나서서 알릴 겁니다.”

 

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은 “사회 안전망이 일사불란하게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데는 엔지니어들의 숨은 역할이 큰 만큼 엔지니어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협회는 젊은 인재 유입을 위해 ‘조직적인 홍보’에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해경 회장은 최근 회원사 및 대표단을 이끌고 ‘2023 FIDIC 싱가포르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FIDIC)이 개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K-엔지니어링’의 우수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대한민국 최초로 ㈜다산컨설턴트의 ‘국도2호선 압해~암태 도로건설공사 프로젝트(천사대교 현수교 구간)’이 중소 사이즈 프로젝트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다산컨설턴트의 회장이기도 한 이해경 회장은 소감을 묻자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받을 상이 많다”며 웃었다. 

 

한국엔지니링산업이 ‘세계 진출’을 목표로 꿈틀대고 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그 중심에서 ‘K-엔지니어링’ 경쟁력 강화와 대외 알리기에 나섰다. ‘이해경호 협회’는 이를 위해 ▲공정한 산업 생태계 조성과 법령·제도의 선진화 지속 추진 ▲엔지니어링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강화 ▲엔지니어링산업의 디지털 전환 ▲회원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해경 회장은 “임금 등 처우 개선을 통해 젊은 인재들을 유입시키는 데 주력하는 한편 전국민이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알게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 5월 건설 및 엔지니어링 관련 3개 협회와 공동으로 순수 민간포럼인 ‘E&E(Engineering & Engineers) 포럼’을 출범시켰다. 엔지니어링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건설기술인의 권익 향상 등의 목적에서다. 현재 엔지니어링협회는 E&E 포럼과 ‘젊은 엔지니어의 유입과 성장기반 구축’이라는 주제로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과 연구를 추진 중이다. 향후 E&E포럼을 통해 현황 및 문제점 진단, 정책과제 도출 또는 해결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해경 회장은 “엔지니어링산업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 문제에서 4개 단체가 힘을 합치면 대정부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는 각 단체별가 ‘각개전투’로 정부를 상대했다면 이제는 4개 단체가 힘을 합쳐 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을 도모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민간기업의 해외시장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고 국내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산업의 시공·제조 위주의 성장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테면, 현재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우 2023 ENR(Engineering News Record) Top 225대 해외 설계 매출액 순위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0.9% 수준으로 세계 11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2023 ENR Top250 해외건설 기준으로 건설 산업의 경우 6.1%로 세계 5위다. 이는 국내에서 엔지니어링산업과 건설 산업간 격차가 그대로 투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엔지니어링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시장 진출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 이해경 회장은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PM(Project Management) 및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공기업(발주청)이 자체 수행하고 있어 국내 엔지니어링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실적 및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발주청이 엔지니어링사로 하여금 해외 PM 시장 진출을 위한 실적을 쌓을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PM 또는 PMC 제도를 정착시키고, 엔지니어링사 주도로 운영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낮은 엔지니어링 노임단가와 임금상승률이 신규 인력의 산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공공 발주사업의 예산 편성 시 가장 기본이 되는 엔지니어링 노임단가는 엔지니어링협회가 매년 7월 기준으로 엔지니어링기술자의 실 지급 임금을 조사해 12월에 그 결과를 공표하면 그 다음해 1월부터 정부에서 그대로 엔지니어링 기술자 노임단가로 공표·적용하는 구조다. 

 

결국 원·하청 구분 없이 조사하는 만큼 매년 원청 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되고 있고, 조사시점과 적용시점 간의 차이에 따른 물가상승률의 고려가 없다는 점 등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해경 회장은 “협회는 엔지니어링 기술자의 임금 및 사업대가의 실질가치를 보장할 수 있도록 평균 엔지니어링 노임단가 증가율이나 국민경제의 예상임금상승률(예상 경제성장률 + 예상 물가상승률)로 시간차이의 보정, 원청 기준 임금의 노임단가를 반영 등 관련 내용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엔지니어링협회는 정부의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 상의 설계대가 산출시 적용공사비요율이 ‘엔지니어링사업대가 기준’ 상의 요율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SW(소프트웨어)사업처럼 엔지니어링사업도 엔지니어링사업대가의 기준을 준용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이해경 회장은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엔지니어링산업 경진대회는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북돋고 인재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많은 엔지니어링사들이 기업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한편 엔지니어링 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좋은 인재를 유입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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