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로템 KTX-이음, ‘부품 내구연한’은 없나

개통 후 불과 3년만에 이상 현상, 부품 적용 타당성 따져봐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03/10 [15:17]

[기자수첩] 현대로템 KTX-이음, ‘부품 내구연한’은 없나

개통 후 불과 3년만에 이상 현상, 부품 적용 타당성 따져봐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03/10 [15:17]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기자는 지난 6일 청량리~안동 구간 중앙선 KTX-이음 열차를 처음으로 타봤다.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KTX와 KTX산천 차량에 비해 진동과 흔들림이 큰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KTX-이음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일부 부품 문제를 인정한다”는 입장인데, 2021년 1월 개통해 불과 2년 남짓 운행한 열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의아한 부분이다. 어느 부품이든 일정 기간 동안에는 품질을 보증하는 ‘내구연한’이 있기 때문이다. 

 

KTX-이음의 진동 현상은 이달 초 언론의 보도로 알려졌다. 지난 2일 KBS는 “서울과 강릉, 동해를 오가는 KTX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현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당일 국토교통부는 “3일부터 준비작업을 거쳐 KTX-이음 차량과 운행선로 등에 대해 종합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현대로템 취재에 따르면, KTX-이음의 진동 문제는 차량에 들어간 일부 부품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진동에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부품은 공기스프링과 요댐퍼를 잡아주는 ‘고무 부시’ 둘 다인 것으로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무 부시를 교체해봤더니 진동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고, 현재 교체를 계속하고 있으며 5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KTX-이음 전 편성에 같은 부품이 쓰였고, 편성 전반이 그런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현대로템은 공기스프링에 대해서는 8월 중으로 교체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진동 현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앞선 KBS 보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KTX-이음 열차의 진동 문제는 2021년 1월 개통 시부터 시작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차량이 당초부터 제대로 만들어진 게 맞느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 있고, 차량 제작 후 거치게 되는 형식승인의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열차가 제대로 제작되지 않으면 형식승인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리가 형식승인을 받을 때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서 통과가 된 것”이라며 “형식승인을 받은 것은 열차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진동원인과 관련해 ‘전적으로 차량의 문제라고 인정을 하나’라는 기자의 물음에는 “그렇다”면서도 “유지보수의 문제이기도 한데, 차량이 오래 쓰다보면 (부품이) 마모돼서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을 운행하다보면 교체를 해야 될 부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취지다. 

 

‘KTX-이음’의 진동현상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7~8일 현장 측정을 진행하고 현재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공사에서 차량을 발주할 때 진동 측정값을 2.5로 줬고, 거기에 맞춰서 납품이 된 것”이라며 “현재도 진동이 그걸 초과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차량 발주 시 제시한 승차감 지수는 KTX산천과 KTX-이음이 모두 2.5 이하 기준으로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KTX-이음에서만 진동 민원이 크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2년을 운행하고 3년차에 들어간 열차에서 진동 현상에 따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은 현대로템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악재다. 현대로템 측은 진동 관련 민원의 최초 인지 시점에 대해서는 “운영사인 코레일이 처음 인지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KTX-이음 진동 현상과 연관된 일부 부품의 차량 적용 타당성과 내구연한에 대해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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