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이야기는 1960년대 초 수인선에서 철도에 첫발을 들여놓았던 필자는 지금은 4호선으로 불리지만 한때는 수인선 협궤열차와 함께 운행되었던 안산선과 그 연장선인 과천선과 관련된 기억 중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지금은 수인선이 표준궤간으로 재개통되었지만 1988년 10월 25일 금정~안산 간 안산선 개통 때부터 1995년 말 협궤 수인선이 폐지될 때까지는 일부 구간에서 표준궤간 열차와 협궤선 열차가 나란히 운행되었으며, 전철 영업을 담당했던 필자는 팀원들과 함께 안산~오이도 간 연장공사 현장 인근 논에서 온천수 굴착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지질학자가 그곳에서 온천수를 발견하여 개발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 우리 팀원들은 역명을 ‘신길온천역’으로 정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그 후 온천개발 뉴스를 기다렸지만 2000년 7월 개통될 때까지도, 아니 필자가 철도청 퇴직 후 21년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도 온천개발 소식이 없어, 역명을 잘못 선정했던 옛일로 지하철 이용 여객과 소재지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아직도 안고 있는 형편이다.
또 다른 역명이야기는 금정~남태령 간 과천선 개통 후 당시 군포시의 호계역을 범계역으로, 벌말역을 평촌역으로 변경요청이 접수되어 검토한바 범계역 변경은 가능하나, 평촌역은 경전선에 같은 역명이 있어 불가하다는 회신 후, 차장님께서 군포시장님의 재검토 요청이 있다며, 일반철도와 전철의 업무 분야가 달라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변경 요구를 수용함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시어, 업무상 지장은 없으나 철도청에 같은 이름의 역을 만든다는 문제는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경전선과 과천선의 지리적 위치로 보아 여객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철도청에 최초로 2개의 평촌역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안산선에서 또 다른 역명의 기억은 역시 군포시에서 주민 편의를 위하여 산본~대야미 간의 서민 아파트 지역에 도장역과 군포~의왕 간에 당정역 신설 요구를 받고 현장을 답사한 결과 산본~대야미 간 도장터널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을 위하여 도장역 신설은 검토해볼 수 있으나 군포~의왕 간의 경우 민간인 아파트단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칫 아파트건설업자와의 유착 관계를 의심받을 소지가 있어 아파트 분양이 끝난 후 재검토키로 하고,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소에 도장역 신설 타당성 검토를 의뢰하였다.
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건설비 일부를 군포시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신설을 확정하였으며, 최초 이름인 도장역은 인근 산 이름 딴 수리산역으로 수정되어 개통되었고, 당정역은 필자 퇴임 후 여러 해가 지난 뒤 신설 개통되었으며, 잊을 수 없는 안산선 이야기 중 철도구역 내 금연을 요청하는 모 병원 의사분의 민원이 수십 회 계속되었으나 필자는 얼마 전까지 애연가였으며, 유럽 출장 중 파리시가지 많은 사람 들이 담배를 피우며 거리를 걷던 모습이 떠올라 지나친 민원이라 판단했으며, 차내와 실내도 아닌 노천 승강장까지의 금연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회신에, 청와대로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청와대의 재검토 요청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은 지금 우리 사회의 금연 모습을 만든 선구자는 당시 진저리나게 민원을 제기하셨던 안산시에 거주하시던 그 의사분이었다는 생각이다.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104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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