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늘공 원장’이냐, ‘어공 원장’이냐

‘권한 없는 국토지리정보원’ 기관장으로 누가 나을까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1 [15:37]

[기자수첩] ‘늘공 원장’이냐, ‘어공 원장’이냐

‘권한 없는 국토지리정보원’ 기관장으로 누가 나을까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2/09/01 [15:37]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사공호상 원장이 지난달 11일 임기 3년을 마치고 퇴임한 뒤, 현재 차기 원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난 6월 ‘원장 경력개방형 직위 공개모집’ 공고 후 6명이 지원해 서류전형과 4명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2명이 법무부 인사검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알면 알수록 ‘재밌는 조직’이다. 업무는 독자적인 듯 보이지만 기관장은 정작 실질적인 권한은 없는 듯 보이고, 표면적으로는 직원들도 원장과 일치단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보면 따로 노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원인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공간정보 산업계에서 대략 나오는 분석은 이렇다. ‘어공 원장’이냐, ‘늘공 원장’이냐에 따라 지리원 조직과 직원들의 행동이 달라진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토부의 소속기관이지만 ‘책임운영기관’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01년 대통령령 제16958호에 의해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 ‘책임운영기관제도’는 운영 기관의 장에게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운영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국토지리정보원의 원장직은 ‘경력개방형 직위’로 현직 공무원이 아닌 민간에서 외부 공모하고 있다. 최근 10년만 하더라도 주로 ‘어공 원장’들이 지리원을 이끌어 왔다. 최근 퇴임한 사공호상 원장도 연구원 출신의 ‘어공’이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책임운영기관이지만 정작 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지 못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공간정보 단체의 관계자는 “지리원장은 국토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권도 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공간정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3급 부이사관 자리인 지리원장은 아무 실권이 없다”고 했다. 

 

산업계에서만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아니다. 기자가 만나본 전·현직 지리원장들은 하나같이 “기관장으로서 이렇게 권한이 없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전직 원장은 “국토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제일 말단 자리에 앉아 얘기만 듣다가 왔다”고 했다. 다른 전 원장은 “원래 책임운영기관 취지는 말 그대로 인사권자가 소신을 갖고 외부공모로 들어왔으니 운영을 해보라는 것인데, 인사권자로서 인사나 권한이 극히 제한됐다”고 말했다. 

 

현직 교수 1명과 전 국토부 관료 출신 인사 1명이 차기 국토지리정보원장 후보로 법무부 인사검증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의 대결인 셈이다. 공간정보 산업계에서는 늘공이든 어공이든 국토지리정보원 운영에 있어 권한이 제한적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관료를 거친 ‘늘공 출신’ 원장이 ‘어공 원장’보다는 그나마 책임 있는 기관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관료 조직을 거친 만큼 인사와 예산 정책 난맥상 시 ‘관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인사 검증에 2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차기 국토지리정보원장은 10월경 내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원장이 ‘권한 없는 국토지리정보원’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기관장 자리 욕심에 무턱대고 지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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