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코레일, 대전북연결선 사업 ‘충돌’… “국토부는 뭐했나”

지난해 10월 공사 계약 후 코레일의 ‘문제 제기’로 시공 중단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2/07/21 [14:26]

철도공단·코레일, 대전북연결선 사업 ‘충돌’… “국토부는 뭐했나”

지난해 10월 공사 계약 후 코레일의 ‘문제 제기’로 시공 중단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2/07/21 [14:26]

코레일 “터널 경사면 기울기 해소하고 기존선 선형도 개량해야”

철도공단 “열차 안전 운행과는 무관한 사항, 백지화 검토 안해”

시공사들은 눈치만… 철도 산업계에서는 ‘국토부 책임론’도 제기

 

▲ 대전북연결선 노선도               ©매일건설신문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해 시공사까지 선정된 ‘대전북연결선 사업’을 두고 산업계에서 ‘좌초 위기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철도공단의 사업 방식을 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열차운행 효율 개선’ 효과가 떨어지고 ‘터널 운행 안전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 백지화 수순’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건설·운영 기관들이 사실상 충돌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조정해야할 국토교통부의 ‘책임론’도 확산하고 있다. 

 

‘대전북연결선 건설공사’는 열차안전운행 확보를 위해 경부고속철도 5.96km 구간을 선형 개량하는 사업이다. 경부고속 임시선 급곡선부를 고속 운행에 적합하도록 개량함으로써 안전취약개소를 해소하는 것이다. 대전북연결선은 지난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임시선로다. 앞서 철도공단은 2020년 7월 ‘경부고속철도 안전취약개소(대전북연결선)’ 건설공사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발주해 1공구 남광토건, 2공구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지난해 10월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비 3,738억원이 투입돼 2025년 10월 개통 예정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하행선 기준 터널 3.490km, 개착 0.670km, 토공 1.802km로 계획됐다.

 

‘안전취약개소’를 해소한다는 목적의 ‘대전북연결선’ 사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전 문제 우려’로 사실상 중단 상황에 놓였다. 국가철도공단의 사업 방식을 두고 철도 운영사인 코레일이 반대 의견을 보이면서다. 코레일은 터널 출입구의 경사면 기울기 해소와 함께 경부고속철도 KTX 뿐만 아니라, 대전조차장과 서대전역을 공유하는 호남선 KTX 열차의 안전 취약개소 해소를 위해 ‘기존선 선형 개량’도 함께 요구하고 나섰다. 

 

코레일 측은 “철도공사에서 고속열차 견인력 측정 시험운전 결과 KTX 및 KTX산천 열차의 동력장치(모터블럭) 2개 이상 차단 상태에서 터널 출구부 상구배 정차 시 자력으로 인출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터널 출구 오르막 경사(30~38%)에서 열차가 정차했을 때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의미로, 철도공단의 터널 시공 방식에서는 열차 안전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공단은 “철도의 건설기준에 관한 규정 등 고속철도 건설기준에 부합되는 기울기를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기울기에서 KTX차량 고장에 따른 정차 시에도 디젤기관차를 통한 구원 운전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되는 등 열차 안전 운행과는 무관한 사항이다”고 일축했다. 

 

코레일은 철도공단에 ‘기존선의 선형 개량’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 측은 “대전조차장에서 일어난 두 번의 열차 궤도이탈사고와 연계해 경부고속전용선 경사면 기울기 해소는 물론 대전조차장과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호남선 KTX 열차의 안전취약개소 해소를 위해 기존선 선형 개량도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대전북연결선 2개 공구 시공사들은 사실상 첫삽을 뜨지 못한 채 ‘철도공단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대전북연결선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공사는 ‘사업 백지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그동안 투입된 실경비 정산만하고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전북연결선 사업 방식을 두고 철도 건설 기관과 열차 운영사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 산업계에서는 “철도공단이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코레일과의 협의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국토부의 사업 추진 과정이 그만큼 허술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철도건설사업 추진 시 기본 및 실시설계 단계에서 철도운영기관의 의견 수렴 및 협의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국토부가 제대로 중재 및 조정 역할을 했느냐는 것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당초 사업 계획시 코레일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느냐’는 본지 질의에 “한국철도공사에서 운행량이 빈번한 경부고속선의 안전성 확보와 유지보수 효율성 증대 등을 위해 2차례에 걸쳐 선형개량 요청한 사업이다”면서 “지난 2018년 기술조사 및 협의 과정을 거쳐 본 사업이 시행됐고, 현재도 한국철도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조차장 진출입 선로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국토부, 철도공사 등 관계기관과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코레일은 ‘철도공단과의 협의 여부’ 질의에 “철도건설사업을 하는 자가 실시계획 승인 요청 시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한 후 국토교통부에서 철도건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한다”고 했다. 코레일은 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안전 문제’를 제기했지만, 철도공단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국토부 차원에서도 제대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철도공단에서 설계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했다. 다른 담당자로부터 본지에 입장을 밝히기로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철도공단 측은 “사업의 백지화는 검토한 바 없으며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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