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대재해법’ 시행 후 무엇이 달라졌나?

‘사고예방효과’ 아직 미지수… 과실 근로자에게 책임 물어야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5/10 [09:24]

[기자수첩] ‘중대재해법’ 시행 후 무엇이 달라졌나?

‘사고예방효과’ 아직 미지수… 과실 근로자에게 책임 물어야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2/05/10 [09:24]

▲ 변완영 기자     ©매일건설신문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기소나 처벌 사례는 아직 한건도 없기 때문이다. 채석장 붕괴사고로 3명이 숨지면서 중대재해법 1호로 입건된 삼표산업의 경우, 수사가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노동부는 기업들이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인해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지만 불완전한 법 규정으로 혼란은 처음부터 예고되었다.

 

국토안전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공사에서 42건의 사고가 발생해 55명이 사망했다. 지난해보다 2명 늘었고, 그 전 해보다는 14명이 증가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에도 여전히 사망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통계다.

 

특히 건설현장은 근로자와 장비가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기에 다른 산업에 비해 위험도가 높다. 또한 작업공정·환경이 현장마다 다르기에 특정대책으로 사고를 일거에 줄이기는 어렵다. 그래서 건설현장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법안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법이 정한 안전의무를 성실히 이행해도 중대재해를 100% 방지하기란 어렵다. 그런데 근로자의 부주의나 실수로 재해가 발생해도 사업주를 엄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건설현장 A소장은 “중대재해법 시행 후 근로자들에게 더욱 철저하게 교육하라는 본사 지침이 내려오고, 실제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로자들은 안전고리 사용을 안 하거나, 위험물 낙하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대리인이나 안전관리자들이 근로자 개인들을 일일히 따라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근로자 ‘무과실 원칙’이 중대재해법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이는 선진국의 입법례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산안법을 보완하는 중대재해법에서도 근로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 책임여부는 따지지 않기 때문에 사고 예방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경영자 측과 노동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아울러 안전에 대한 경영자와 현장 근로자의 온도차도 크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안전에 대한 관심도가 경영자들은 70%가까이 매우 높아졌다고 보는 반면 근로자는 겨우 33%만이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한 설문조사가 있다.

 

이에 업계는 근로자에게도 안전수칙 준수의무와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회사측의 의무와 책임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면책규정을 도입해 예방조치를 다했을 경우 비례해서 책임을 면하거나 감해주는 내용을 법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목표는 책임자 처벌보다는 산재예방에 방점을 둬야한다. 그러기 위해 법의 모호성부터 손질해야한다. 죄형법정주의에서 ‘명확성의 원칙’이 있다. 적용범위나 처벌 대상이 불명확해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기업의 하소연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다행히 인수위가 지난 3일 중대재해법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침·매뉴얼을 통해 경영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를 확실히 하겠다는 내용의 국정과제를 발표한바 있다. 또한 기업 자율의 안전관리체계 구축과 건설업 안전관리 지원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만시지탄이다.

 

다만 노동계는 오히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도 처벌수위가 낮아 반복되는 사고를 막지 못한다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노사양측은 안전설비 투자비용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대재해법이 제대로 손질돼 처벌을 위한 법이 아닌 실질적인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법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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