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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민간 자율‧성장’ 기조서 ‘대폭 수정’ 불가피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2/05/09 [11:40]

[데스크 칼럼]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민간 자율‧성장’ 기조서 ‘대폭 수정’ 불가피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2/05/09 [11:40]

▲ 윤경찬 편집국장  © 매일건설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부터는 ‘당선인’이라는 이름을 뺀 말 그대로 대통령 신분이 된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3일 발표된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작은 정부’다.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소득 주도 성장’이 아닌 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민간 자율과 성장’ 측면에서 볼 때 이전 정부의 많은 정책들의 수정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은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사망사고 발생 시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시행되고도 산업현장의 사망사고는 사실상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1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5명 대비 8명이 감소(4.8%)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줄어든 것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산업현장의 가동률이 줄어든 데 따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이번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대로라면,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자들은 국가의 법을 귓등으로 듣거나, 아니면 법이 아무리 강화되더라도 현장에서 지키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자가 구속될 수도 있다고 법으로 엄포를 놨는데도 현장에서는 사망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단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고소(高所) 작업 등 현장 위험 요인이 많은 건설업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안전투자의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이번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영책임자는 구축된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인력‧예산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대형 로펌만 좋은 법”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안전사고가 단순한 안전조치 위반으로만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사고 이후에는 얼마나 능력 있는 로펌을 선임해 대응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이 추구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전면 수정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건설현장에서는 3차 하도급사 근로자에게 산업 재해가 발생한 경우 ‘총괄안전위생책임자’인 현장소장이 1순위로 형사책임 대상이 되고 면책될 수 없다. 건설현장의 특성을 무시한 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책임을 각종 안전관리자에게만 떠넘기거나 원‧하도급자의 사업주(경영자)에게 직접 부여하는 것은 건설 현장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중대산업재해 사망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이 경영자를 향하고 있는 우리와는 달리 현장에서 그치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5일 앞두고 이번 통계를 발표하면서 “보다 신속한 산재예방정책 수립 등을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이는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두고 ‘정책의 순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급조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대폭 수정될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다.

 

 

/윤경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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