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 이야기] <51>

하도급법 개정제언(4)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2/04/08 [16:48]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 이야기] <51>

하도급법 개정제언(4)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2/04/08 [16:48]

▲ 정종채 변호사     ©매일건설신문

A. 2022. 1. 11. 자로 하도급법이 대폭 개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하도급질서 확립을 위하여 추가적으로 개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알려달라. 

 

Q. ① 부당특약의 민사적 무효화, ② 징벌적 손해배상의 실효화와 대상확대, ③ 서면교부시 하도급대금 구성요소 세분화, ④ 하도급대금 결정의무 신설 및 대금추정제도, ⑤ 추가위탁 정의 및 추가위탁계약 추정제도, ⑥ 지급명령 관련 공정위의 감정실시 권한 및 예산 부여, ⑦ 분쟁조정협의회 추가 설치 및 권한 확대, ⑧ 형벌에 벌금형 추가, ⑨ 기술탈취 손해액 추정, ⑩ 조사시효 연장, ⑪ 상생채권신탁 도입 지원 등이다. 그 마지막 시간이다. 

 

9. 기술탈취

현행 하도급법은 기술탈취 사건 발생 시 손해액 산정 및 추정에 관하여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로 인해 사건 발생으로 인한 수급사업자의 손해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수급사업자에게 적절한 손해배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허법에서는 ‘특허권을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익액을 특허권자가 입은 손해액으로 추정’(제128조 제5항), 특허소송에서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부인하는 당사자는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침해자에게 구체적 행위태양 제시 의무 부과(제126조의 2), 그리고 ‘법원은 특허권 침해소송에서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상대방 당사자에게 해당 침해의 증명 또는 침해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는 규정(제132조)를 두어 입증책임 분담과 손해액 입증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에 하도급법에도 위 특허법 규정을 유추 적용해 ‘목적물등의 판매·제공 규모 중 기술유용피해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하거나 용역수행할 수 있었던 목적물등의 규모에서 실제 판매·제공한 목적물등의 규모를 뺀 나머지 규모를 넘지 아니하는 목적물등의 규모를 기술유용피해사업자가 그 침해행위가 없었다면 판매·제공하여 얻을 수 있었던 이익액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손해액 산정 업무를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술평가기관에 산정을 위탁할 수 있도록 정해 기술탈취 피해 수급사업자에 대한 보상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10. 조사시효 연장

하도급법 상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시효는 위탁이 종료된 때로부터 3년이다(기술자료 부당요구 또는 유용의 경우 거래가 끝난 날로부터 7년). 그런데 지속적인 하도급거래관계에서는, 그동안 원사업자의 추가공사대금 미지급, 부당특약 등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래관계가 단절될 것을 두려워해 10년 이상 이어진 원사업자의 위법행위를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던 중 결국 수급사업자는 손해만을 입은 채 원사업자로부터 거래관계를 단절당하고, 그제야 비로소 원사업자의 위법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하려고 하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3년의 조사시효가 지난 후에는 신고를 하거나 공정위가 직권 인지하더라도 당연 조사를 개시하지 못하는 것이고, 처분이나 제재 또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수급사업자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 민사소송법제에서의 증거확보절차가 미비한 탓에 수급사업자가 민사소송에서 원사업자의 위법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수급사업자 입장에서 공정위 조사를 통하여 민사소송을 위한 증거확보를 해야 하는 점까지 고려하였을 때, 조사시효를 현 3년에서 5년 또는 7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

 

11. 상생채권신탁 도입에 대한 지원

재무적 능력이 부족한 수급사업자들로서는 원사업자와의 분쟁으로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근로자들에게 임금지급을 하지 못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재수급사업자나 자재공급업체 등 협력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되고 이 때문에 원사업자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와 분쟁을 하게 되더라도 수급사업자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고 그 협력업체들에게도 대금결제가 보장된다면, 수급사업자로서는 상당히 자유로운 입장에서 원사업자와 법적 분쟁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최근 거론되는 것이 상생채권신탁이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상생채권신탁에서는 재하도급대금이 결정되지 않은채 위탁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가감정 등을 통한 금액을 기준으로 일정부분 먼저 재하도급업체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소송으로 다투도록 하는 조항이 있어 추가공사대금 분쟁에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수급사업자 권리 보호에 큰 도움이 되는 제도이므로 하도급법에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들로 하여금 상생채권신탁을 채택할 경우 벌점 감점 등 인센티브를 주고 표준하도급계약서에 도입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참고로 상생채권신탁은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 대해 가지는 하도급대금채권을 자신을 위탁자겸 1종 수익권자로 하여 신탁업자에게 신탁하고, 하수급인에게 압류·가압류·파산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신탁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신탁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수급사업자가 지급받을 하도급대금을 수급사업자의 근로자나 협력업체(재수급사업자 또는 자재공급업체 등)에게 직접 지급되도록 하는 신탁이다. 

 

 

 

정종채(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기술탈취,조사시효연장,상생채권신탁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