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상주영천 휴게소’… 도로운영사에 “임대료 낮춰달라” 소송

“매출액 대비 40% 임대료, 100억 적자 떠안아”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10/07 [09:41]

벼랑끝 ‘상주영천 휴게소’… 도로운영사에 “임대료 낮춰달라” 소송

“매출액 대비 40% 임대료, 100억 적자 떠안아”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10/07 [09:41]

‘임대차 계약서’ 따라 임대료 조정 협의했지만 무산

도로운영사 “적자 이유 등 제반사항 따져보자는 것” 

국토부 “사인간 분쟁 개입 어려워, 합의 조정 유도”

 

▲ 상주영천고속도로 삼국유사군위휴게소 전경                   © 사진 = 네이버 지도 캡처

 

국내 최장 민자고속도로인 상주영천고속도로의 휴게소 운영사들이 과도한 ‘임대료 폐해’를 호소하며 도로운영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 주요 ‘민자고속도로 휴게소’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존폐기로에 선 가운데 도로 운영사에 대한 ‘임대료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들 민자도로 휴게소는 영업손실을 감수하며 정부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성실히 이행했는데도 ‘민자 시설’이라는 이유로 운영사는 물론 정부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상주영천고속도로의 4개 휴게소를 운영하는 대신기업(주)과 선산산업(주)은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영천고속도로는 2012년 6월 착공 이후 총 2조 616억 원을 투자해 5년 만인 지난 2017년 6월 개통했다. (주)대림산업(현 DL이앤씨)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상주영천고속도로(주)가 시행자로 참여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없는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다. 이 도로에는 상·하행 포함 4개의 휴게소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삼국유사군위/군위영천휴게소는 최근 운영중단을 예고했다. 이 휴게소를 운영하는 대신기업 측은 “개통 이후부터 과도한 고정 임차료 부담으로 현재까지 약 100억원의 적자를 그 어떤 지원도 없이 자체적으로 감수해왔지만, 2년여의 임대료 조정요청 협상에도 임대인의 임대료 조정의무 회피 및 조정불가 통보로 더 이상 휴게시설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대신기업 측에 따르면, 삼국유사군위/군위영천휴게소가 상주영천고속도로(주)에 지급한 임대료 비중은 연매출의 평균 40%에 이른다. 낙동강의성/낙동강구미휴게소를 운영하는 선산산업(주)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기업 관계자는 “작년에 두 개 휴게소에서 220억 연매출 중 112억원을 임대료로 냈고, 현재 자본금도 마이너스가 난 상황이다”고 했다. 대신기업이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한 결과, 2017년부터 올해까지의 영업손실은 108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간 연평균 14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30억원, 35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4개 휴게소의 올해까지의 5년간 영업손실은 22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과 상주영천고속도로(주)가 맺은 ‘부속시설 임대차 계약서’에 따르면, 2년 연속 휴게소 영업이익이 ‘0’이하로 발생하고 동종업종 유사시설과의 비교 결과 정상적인 영업활동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임대료에 따른 영업손실 발생이 검증되면 ‘임대료 계약조정 의무’가 발생한다. 또한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사유에 따른 영업손실이 난 만큼 차임감액청구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자고속도로 휴게소는 해마다 일정 비율씩 인상되는 최소보장임대료와 요율임대료 중 큰 금액을 지급하는 조건이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해도 매년 증가되는 임대료를 납부해야 해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상주영천고속도로(주)는 이들 휴게소 운영사들과의 2년여간의 협의에도 임대료 조정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기업 관계자는 “계약 당시 통행량을 감안했을 때 (휴게소) 매출이 낮을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당시 SPC(시행 특수법인)와 협상할 때는 향후 임대료 조정을 해줄 것처럼 얘기하더니, 사장이 바뀌면서 못해준다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상주영천고속도로(주)의 사장은 대주주인 DL이앤씨 출신 임원들이 교대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상주영천고속도로(주) 관계자는 “계약서 (내용)에 대해 맞다 틀리다라고 부인할 내용은 아니다”며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계약서 내용은)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며 “‘2년 이상 0 이하의 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상호 합리적으로 검토한 후 임대료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상호 합리적으로 검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문구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 정상적인 영업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발생했는지, 고객 유치 노력 등을 제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신기업 측은 임대료 조정 협상 과정에서 “상주영천고속도로 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휴게시설 운영사를 협박했다”고도 주장했다. “운영사가 임대료 조정소송 제기 시 운영평가 등급을 하향시켜 중도운영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겁박하고, 실제로 2019년도 하반기 운영서비스 평가등급을 ‘B’로 하락평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임대료 조정요청 공문을 철회하면 평가등급을 다시 상향조정해줄 수 있다며 갑질을 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상주영천고속도로(주) 관계자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상도덕에 어긋날 뿐더러 그런 사실은 없다”며 “(휴게소가) 명백한 잘못이 없는데도 운영평가를 나쁘게 주고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2년여간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되자 이들 휴게소 운영사들은 최근 상주영천고속도로(주)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의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주요 휴게소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며 휴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도로의 경우 사인 간의 분쟁사항인 만큼 국토부가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적극적인 개입은 어렵지만 운영사 간 원만한 협의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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