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시장’ 개방됐는데… “LX공사 책임수행기관 지정은 위헌”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지정 헌법소원 제기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09/15 [14:56]

‘과점시장’ 개방됐는데… “LX공사 책임수행기관 지정은 위헌”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지정 헌법소원 제기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09/15 [14:56]

“지적측량수행자 간 하도급 조장, 직업선택자유 침해”

국토부 “민간시장 확대, 일반측량업체는 오히려 환영”

산업계 “추후 사업 지분율 검토로 해결할 사안”

 

▲ 민간업체의 지적재조사사업 참여율 표. 올해 시행된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시범 적용 지구에서는 민간업체의 참여율이 49.7%로 대폭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매일건설신문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가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된 가운데 지적측량 민간업체가 ‘LX공사 책임수행기관’ 지정 근거인 ‘지적재조사특별법’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청구인은 “책임수행기관 지정은 지적측량수행자 간의 하도급을 조장하며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책임기관지정제도는 지적재조사 사업의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한 사업 속도전 취지”라고 했다. 무리하게 헌법 소원을 하기보다는 LX공사와 민간기업의 사업 지분율에 대한 검토로 문제에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 제정된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지적재조사특별법)’에 따라 2012년부터 2030년까지 일정으로 1조 3천억원을 투입해 554만필지(전국 3,743만필지의 14.8%)에 대한 지적재조사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적재조사 투입예산 1,391억원  중 민간업체는 120억원을 수주(8.6%)해 등록업체 170개 중 10개 내‧외 업체만이 사업에 참여(5.9%)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과점시장’이었던 것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지적재조사는 공공기관인 LX공사와 지적측량업을 등록한 민간업체가 경쟁해 사업을 수행함에 따라 조직, 인력, 장비 등 LX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민간업체가 지적재조사사업에 참여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지적재조사사업의 민간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사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제도를 도입했다는 취지다. ‘지적재조사’는 110년 전 일제에 의해 제작된 지적공부와 실제 토지이용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적측량과 토지조사를 통해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바로 잡아 국토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이다. 사업시행자인 지자체가 지적재조사측량을 책임수행기관인 LX공사에 위탁해 이를 총괄 수행하고, 책임수행기관인 LX공사는 사업의 일부 공정을 민간업체에 대행토록 해 ‘빠른 일제 청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운영규정’이 제정됐고, 7월 LX공사는 단독 신청으로 책임수행기관에 지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LX공사 단독 공모와 관련해 “지적재조사특별법 상 자격 요건으로 인력이 최소 200명이 있어야 하는 만큼 일반측량업체는 그 자격이 안 되기 때문에 신청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적재조사특별법에 따르면, 민간업체가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전국기관 기준 측량기술자(지적분야) 1,000명이거나, 권역별 책임수행기관 지정 기준 ‘권역별 200명’ 이상이 상시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위헌 소송을 제기한 청구인은 “지적측량수행자 간의 하도급으로 불공정한 것”이라면서 “지적측량업자는 위탁수행자가 돼 LX공사에 예속·종속화되는 상태로 지적측량수행자로서의 지위가 격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독으로 지적재조사측량 수수료 100%를 받으며 수행했던 지적재조사측량업무를 현재 지적재조사측량 수수료의 35% 정도를 받으며 동일한 지적측량수행자인 LX공사에게 위탁받아 수행하는 ‘하도급’ 상태로 몰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임수행기관 요건을 터무니없이 강화해 민간업체는 현실적으로 책임수행기관이 될 수 없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책임수행기관 관련 헌법 소원과 관련해 공간정보 단체의 한 관계자는 “헌법소원보다는 LX공사와 민간기업의 사업 지분율(공정에 따른 단가)에 대해서 추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시행된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 시범 적용 지구에서는 민간업체의 참여율이 기존 10%미만 수준에서 49.7%로 대폭 향상됐고, LX공사와 민간업체간 경쟁입찰 과정 없이 업무공정을 분담·집행해 사업지구별 공기도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매년 5~6월경 지적재조사측량에 착수했지만 올해는 책임수행기관 선행사업을 통해 2~3월경 지적재조사측량에 착수할 수 있었다. ‘빠른 일제 청산’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책임수행기관과 관련한 민간업체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헌법재판소 제출 답변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헌법 소원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기존 지적재조사사업을 LX공사와 10개 내‧외 업체가 ‘사실상 과점’의 형태로 참여했는데, 책임수행기관 지정으로 민간업체 참여가 증가한 결과를 볼 때, 이번 헌법 소원 취지가 궁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소원 청구인은 “지적측량업자가 지적재조사사업에 7%대를 수행한 것은 소관청에서 발주하는 지적측량수행자 선정기준이 과도해 LX공사가 우선적으로 선정돼 참여가 저조한 것뿐이다”면서 “예컨대 500필지 이상 또는 30만㎡이상은 책임수행기관이 수행하고 이 이하는 지적측량수행자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도한 규제와 지적측량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책임수행기관 지정으로 민간시장이 확대돼 일반측량업체들은 오히려 환영하고 있는 제도”라며 “헌재에서 요구하면 추가 답변서까지 낼 계획으로 당연히 합헌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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