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무현의 ‘신기술 제도’ 통합 무산

차기 정부, 부처 간 나뉜 ‘신기술 제도’ 일원화해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09/07 [10:22]

[기자수첩] 노무현의 ‘신기술 제도’ 통합 무산

차기 정부, 부처 간 나뉜 ‘신기술 제도’ 일원화해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09/07 [10:22]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건설신기술을 받고 나서도 다른 부처의 신기술 인증을 받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들여야 합니다. 건설 신기술을 받았는데 방재 신기술을 다시 추가로 받아야한다는 게 중소기업에선 얼마나 부담이 됩니까.”

 

지난 1989년 국가 기술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건설신기술’ 제도가 기업의 ‘다크호스’에서 ‘계륵’이 됐다는 평가다. 제도 초기 신기술 인증으로 기업에서는 사업 확대 기회가 됐다면, 이제는 없으면 사실상 입찰 시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기업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유사 신기술 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발주처에 따른 신기술 인증이 없으면 특정공법을 반영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후죽순 늘어난 유사 신기술도 이런 구조에 한몫했다.

 

신기술(NET) 지정제도는 당초 ‘건설 신기술’로 출발했다. 이후 교통, 방재, 물류, 환경 등으로 분화돼 현재 9개 부처에서 신기술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도로 포장 등 일부 건설 업체들은 건설 신기술 인증이 어렵게 되자, 환경 신기술로 우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 신기술과 환경 신기술을 모두 인증한 기업들 사이서는 건설 신기술이 가장 취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사실상 신기술 인증을 위해 편법을 쓰는 것이다.

 

이에 건설 산업계에서는 “유사한 건설·교통·물류만이라도 하나의 신기술로 통합하고 관리 부처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기술 제도 통합’은 부처 간 이기주의로 요원하다.

 

과거 부처 간 유사 신기술을 합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각 부처와 언론의 반대로 무산됐다. 15년 전 노무현 정부는 출범 후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기술개발이 우선’이라는 취지로 기술 우대를 강조하면서 유사 신기술을 하나의 제도로 통합하고 나아가 특허청과 유사한 기능의 ‘신기술청’ 설립을 고려했지만 끝내 없던 일이 됐던 것이다. 건설 신기술 제도 분야의 한 전문가는 “당시 ‘대한민국 신기술 대전’ 통합 행사도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뤄낸 것이 지금의 신기술(NET)과 신제품(NEP) 인증 마크뿐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행사도 하나로 통합하지 못한 것으로, 결국 향후 통합을 위해서는 총리실 차원에서 움직일 사안”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로 나뉘어 있는 분야별 ‘신기술 제도’의 통합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제각각인 운영규정으로 인해 공무원들의 제도 관리의 어려움은 물론 신기술 개발자의 75%가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신기술 제도’ 통합에 나서야 한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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