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70話’

철도 통표(通票)에 얽힌 이야기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1/06/18 [17:29]

[기획칼럼]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70話’

철도 통표(通票)에 얽힌 이야기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1/06/18 [17:29]

▲ 사용통표 반납과 새 통표 수취 모습                                         © 매일건설신문

 

철도 선로에는 다른 열차와의 충돌 또는 추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구간에는 하나의 열차만 운행이 허락되는 폐색(閉塞)구간이 설정되어있다. 물론 초창기에는 말을 타고 먼저 달려가 이상이 없다는 신호를 따라 열차가 운행되었던 시절도 있었다지만 좀 더 발전되어 역과 역 간을 하나의 폐색구간으로 설정하여 단선 선로에서는 역과 역 사이에 1개 열차만 운행이 허가되었으나 지금은 세분된 폐색구간을 첨단 전자 시스템에 의해서 운용되어 역과 역 사이에 여러 열차가 함께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에는 조그만 동판으로 만든 운행허가증(철도박물관 소장)이 사용되었고, 인천~월미도 간의 선로에는 나무로 만든 ‘월미도교량통행인감증’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정확한 역사기록을 찾지 못했으나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용 동판 운전허가증의 유물(등록문화재423호)이 남아있음을 감안 해보면 운전허가증으로 통표를 사용하던 통표폐색방식은 1900년 후반에 채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 이야기 통표폐색방식은 단선 선로 구간에서 양단의 역에 설치된 통표폐색기를 이용한 상호 협의하여 열차를 출발시킬 역에서 상대역까지 운행허가증인 통표를 인출하여 휴대기에 담아 승강장에 설치된 통표수여기에 꽂아두면 진입하는 기관차승무원이 전역에서 받아온 통표는 승강장에 설치된 통표수취기에 투척하여 반납하고, 통표수여기에서 새 통표를 수취한 후 다음 역에 도착하여 반납하는 절차로 열차의 안전 운행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기관사는 열차 운행 중 반듯이 통표를 소지해야 하며, 열차 운행 중 통표를 분실했다면 열차 운행을 중지하고 통표를 찾은 후 운행할 수 있는 엄격한 제도였다.

 

1977년 11월 11일 이리(현 익산)역에서는 화약 적재화차 폭발이라는 엄청난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한국화약의 다이너마이트, 전기뇌관 등 고성능 폭발물 40돈을 적재한 화차에서 호송인(위험품이나 귀중품 등 화물 운송 시 화차에 함께 타는 감시원)이 켜놓은 촛불이 적재된 화약에 인화되어 폭발하여 지름 30m, 깊이 10m의 웅덩이가 파이고, 역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건물 9,500여 채가 파괴되어 1,600여 세대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철도종사원 순직자 16명을 포함한 사망자 59명에 1,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이리역사를 비롯하여 구내에 소재한 각 건물의 파괴는 물론 기관차 5량, 동차 4량, 화차 74량, 객차 21량, 기중기 1량이 붕괴되었고, 이리역을 통과하는 호남선 선로 130m와 전라선 선로 240m가 붕괴되는 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온 사고였다,

 

당시 필자는 30여km 이상 떨어진 충남 장항역에 근무하면서도 폭발음이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있으며, 사고 후 철도청 차장을 거쳐 청장으로 재임하셨던 분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는 당시는 휴대전화는 물론 기관차 무전기도 도입되기 이전으로 폭발사고 때 바로 옆 선로에 도착해야 할 군산발 이리 착 여객열차가 도착하지 않은 사연이 임피역을 출발하여 운행 중 통표 안 가져온 것을 깨닫고, 열차를 정지한 후 퇴행하여 임피역에 되돌아가 통표를 가져오느라 지연되어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에 도착하여 100여 명 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듣고,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을 새삼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71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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