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건설 ‘깜깜이 매각’ 막아야 한다

KDB인베스트먼트, 매각 절차 투명 공개해야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6/04 [16:15]

[기자수첩] 대우건설 ‘깜깜이 매각’ 막아야 한다

KDB인베스트먼트, 매각 절차 투명 공개해야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06/04 [16:15]

▲ 변완영 기자  © 매일건설신문

건설사 순위 9위인 굴지의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말이 무성하다. 산업은행과 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을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깜깜이로 일관하고 있기에 정작 주인인 임직원, 노조는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언론을 통해서 정보를 듣게 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론 유리한 가격협상을 위해 함구할 수 있다고 보나 제 식구들도 모르는 사이에 집이 팔리는 모양새다. 이에 노조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의 치졸한 행태를 고발하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1년 대주주인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설정한 사모펀드가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산업은행의 경영관리 하에 10년이란 인고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건설의 ‘건’자도 모르는 산업은행은 경영악화를 빌미로 서서히 발을 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른바 밀실매각, 특혜매각을 시도한다는 정황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재무적 투자자인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에 참여한다는 설과, 대표이사가 비자금조성으로 실형까지 선고 받은 바 있는 ‘중흥건설’이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더욱이 지역기반의 중흥이 글로벌 사업을 하고 있는 대우를 삼킨다는 것은 2017년 새우가 고래(대우)를 삼키려다 토한 바 있는 호반건설과 비슷하다. 심지어 또 다른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도 등장(참여)한다는 설도 맴돈다. 해외에서는 중동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중국건설사인 중국정총공사가 거론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는 엄연한 규칙위반이다. 아직 매각의 방법 및 매각의 기본원칙조차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의향자들과 접촉하는 것은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상식 이하다”고 잘라 말했다.

 

기자회견 하루 전에 갑자기 산업은행이 언론을 통해 발표한 공개입찰 계획은 자신들의 은밀한 뒷거래를 덮기 위한 위장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2018년 호반건설 사례만이 아니라 2019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때에도 밀실에서 매각을 진행하다 발각돼  삼성중공업에 2주일 내에 인수여부를 결정하라고 엉뚱하게 화살을 돌린 전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도 현대중공업에 은밀히 제안해 KDB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토록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킨 전례가 있다.

 

지금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즉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입맛에 맞는 매각, 정부출자지분에 대한 관리와 절차를 피해가기위한 편법적인 밑장 빼기, 매각 인센티브 운운하며 자기몫 챙기기만 급급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특정업체가 매각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위원장마저도 언론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우건설 지분 50.75%로 매각대금은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된 가운데 이달 말 예비입찰을 거쳐 7월초 예비후보를 선정하고 8월 본 입찰을 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집은 가족들이 살아가는 공간인데, 가족들 모르게 집이 팔리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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