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공간 판 ‘마이너리티 리포트’… “디지털트윈이라면 가능”정우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디지털트윈 기반 재난 안전관리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 총괄 디지털트윈으로 지하공동구 재난예측, 지하공간통합지도와 연계 1994년 ETRI 입사, 네트워크·보안 등 ICT 분야 연구 “디지털트윈은 유비무환 기술이자 지능형 융합 기술”
“디지털트윈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할 때 ‘유비무환(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기술을 잘 분석하고 현재의 현상을 잘 관찰해 미래를 예측해서 해결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정우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장은 ‘디지털트윈(Digital Twin‧가상모델) 기반 재난 안전관리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4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총 21개 기관이 참여하는 DT연구단이 구성돼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원만도 200여명이 참여하는 범부처 국가R&D(연구개발)다.
정우석 단장은 1994년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입사 후 현재까지 재난안전 분야뿐 아니라 AR·VR, IoT(사물인터넷), 네트워크, 보안 등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연구해 왔다. 다수의 현장적용 실증서비스뿐 아니라 국제공동연구, 기술이전을 통한 기업체 기술지원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정우석 단장은 “지능화 융합기술인 디지털트윈의 분석 기법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관계성 분석’과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통한 ‘인과관계 분석’으로 나뉜다”며 “연구 결과들을 현장 적용해 기능에 대한 안정화뿐만 아니라 기존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석 단장은 이번 사업과 관련해 “지하공동구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 현재 상황이 미래에 어떠한 재난으로 확산될 것인지를 예측해 재난으로 확대되기 이전에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트윈은 지난해 7월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발표에서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부상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배경과 취지는 무엇인가.
이번 사업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인 국민안전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사업과 관련된 것이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과 관련된 10대 기술 중 하나인 디지털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편리한 사회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국가기반시설 중 하나인 지하공동구에 대해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재난발생을 억제하고 재난발생시 조기대응을 통한 피해저감을 위한 것이다.
- 산업계 일각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새로운 개념이 아닐 뿐더러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목적 지향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번 사업의 주요 목적은 무엇이고 어떤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나.
‘디지털트윈’은 2002년 미국 마이클 그리브스 교수가 제품생명주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안된 개념이므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디지털트윈 기술이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 새로운 가치 있는 정보를 추론하기 위한 기술적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아 그 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초고속 네트워크 등 DNA(Data-Network-AI) 기술과 이들을 계산하기 위한 하드웨어 자원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디지털트윈이 활성화되기 위한 생태계가 조성됐다. 또 디지털트윈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네트워크, 무인기, 지능형 로봇 등 거의 모든 ICT 기술이 융합돼야만 서비스가 가능한 지능형 융합 기술이다.
DT 연구단은 디지털트윈의 데이터 분석,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 등 핵심 기술들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하공동구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평상시 지하공동구를 관리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할 뿐 아니라 지하공동구에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과거에 발생한 현상들과 현재 지하공동구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분석하고 위험도를 관리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예방조치를 함으로써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지하공동구 관리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보통 국가R&D는 부처별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과기부 주관으로 4개 부처가 공동개발에 나섰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히 과기부의 많은 산하기관 중 전자통신연구원이 주관기관에 선정된 배경은 무엇인가.
디지털트윈은 특정 기술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융·복합화되고 지능화되어야만 가능하다. 이번 과제의 목적인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하공동구 관리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정보통신기술),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기술,산업통상자원부의 부품소재 기술이 융·복합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행정안전부의 첨단 재난안전관리 기술이 접목이 돼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4개 부처가 긴밀한 협력 하에 2018년부터 다부처 과제기획이 이뤄졌다.
해당 과제 주제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18년 다부처 과제 기술수요조사를 제출했으며, 제출된 124개 기술수요조사 중 사전기획과 공동기획을 진행했다. 2019년 국가과학심의위원회 다부처 특위를 심의를 통해 최종 3개 주제가 선정됐다. 이 모든 과정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최종 주제 선정이후 전담기관 평가를 통해 최종 연구수행 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정우석 단장은 이번 사업에서 전자통신연구원의 역할과 관련해 “디지털트윈 기술은 전분야 ICT 기술이 융·복합돼야 하는 관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부처 역할을 한다”면서 “국내 최고 ICT 전문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경쟁을 통해 선정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이번 ‘디지털 트윈 기반의 지하공동구 화재·재난 지원 통합플랫폼 기술개발’ 관련해 지난해 12월 ‘지하정보 구축 지원 및 정확도 개선 전담기구’로 지정된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는 어떤 협의를 하고 있나.
DT 연구단은 디지털트윈 모형생성을 기준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협력을 통해 LX에서 작성한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SCDT) 구축 가이드라인을 참고로 하고 있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지하공간통합지도 사업과 연계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번 과제의 연구결과물은 참여 기업체를 통해 성과 확산 및 사업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또 지하시설물 2D 자료의 오류에 따른 지하공간통합지도의 오류검수를 위해 ‘지하정보 3차원 DB 구축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인데, 관련 기술 개발 내용이 중복되는 것은 아닌가.
이번 과제는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하공동구 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공동구 현실 공간과 동일한 가상공간을 생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DT 연구단은 세계적인 고정밀 지하공동구 공간정보를 구축했으며, 이는 매우 우수한 성과라고 자부한다. 또한 본 과제에서는 공간구축뿐 아니라 공간변경 정보를 갱신하는 기술 등을 포함하고 있어 언급한 과제와는 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과제에서 구축된 3차원 DB 정보는 향후 ‘지하정보 3차원 DB 구축’을 위한 정보로 활용 가능하다.
- 플랫폼은 어떤 형태로 개발되며 개발 후 소속 및 운영은 어떻게 진행되나.
이번 과제는 다수의 서버로 구성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치들이 연계돼 표준 연계 기술들을 활용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적용 실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해당 결과물은 현장(오창 공동구)에 적용돼 운영될 계획이다.
- 그동안 이번 기술개발 사업의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 계획. 향후 이번 기술개발에 따른 효과는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연구결과물로는 세계적인 3D 공간정보 구축 기술, 국내 최고수준의 이동형 지능시스템(AI 레일형 로봇) 등이 있다. 올해에는 플랫폼 개발을 위한 설계와 요소 기술 개발을 목표로 전체 연구진들이 노력하고 있다.
DT 연구단에서 개발되는 디지털트윈 핵심 기술은 특정 서비스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응용서비스에 적용되어 국외 디지털트윈 기술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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