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터널경보장치 실적인정 못해… 낙찰사 고발할 것”

국가철도공단 ‘경부선 터널경보장치 개량 제조구매’ 사업 논란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05/18 [10:47]

“철도 터널경보장치 실적인정 못해… 낙찰사 고발할 것”

국가철도공단 ‘경부선 터널경보장치 개량 제조구매’ 사업 논란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05/18 [10:47]

실적증명 해줬다는 철도연 “‘과제수행실적’만 해준 것”

철도공단, 감사 답변서 납품증명서의 진위 여부만 판단

민원 제기 업체는 “납품인정 자체 불가, 형사고발 검토”

 

▲ 국가철도공단 사옥 전경                        © 매일건설신문

 

국가철도공단이 최근 발주한 ‘경부선 터널경보장치 개량 제조구매’ 사업에서 입찰업체가 납품 실적을 과다 계상해 낙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가 국가철도공단에 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낙찰사와 국가철도공단은 내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정당한 입찰’이었다는 입장이다. 의혹을 제기한 업체는 재차 민원을 제기한 한편, 낙찰사를 형사고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철도공단은 지난달 13일 경부선 대전~왜관 간 터널경보장치 개량 제조구매(23억원) 사업 개찰을 하고 철도신호시스템 제작업체 A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입찰에는 A사 외 5개 업체가 경쟁했다. 그런데 개찰 후 지난달 27일 국가철도공단 계약처에 ‘낙찰 A사의 납품 실적이 과다 계상됐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민원을 제기한 업체는 이틀 후인 29일 민원을 돌연 취하했다. 

 

국가철도공단 측은 당초 본지 취재에서 ‘정당한 계약’이라는 취지로 “물품 납품 실적증명서 사본을 제시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이틀 후 돌연 “납품실적증명서는 내부 비밀자료인 만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은 당초 민원 제기 업체에서 민원을 취하한 사안”이라고 했었다. 이번 감사는 민원 취하 후 정식으로 제기된 것이었다.

 

철도공단 <물품구매 낙찰적격심사기준>에 따르면 적격심사대상자(입찰사)의 납품실적은 계약일자와 납품기한에 관계없이 납품 완료된 시점이 최근 3년 이내로서 입찰공고에 정해 명시한 계약목적물과 동등이상 또는 유사물품을 납품한 금액 또는 수량을 합산해 평가한다. 즉 납품실적에 따라 적격심사 평가 점수(5점 한도)를 받게 되는데, 납품실적을 증명하기 위해선 납품처에서 확인을 받은 ‘납품실적증명서(물품납품(판매) 실적증명원)’를 철도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당초 민원을 제기한 업체는 A사의 납품실적에 대한 오류를 지적한 것이었다. 

 

그러나 A사가 납품증명을 받았다고 ‘납품실적증명서(물품납품(판매) 실적증명원)’에 기재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지난 3일 본지 통화에서 “(A사와) 공동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는 ‘과제수행실적’에 대해서만 확인을 해준 것”이라며 “이외에는 철도연구원 차원에서 증명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철도기술연구원은 물품을 납품받는 기관이 아니라는 취지다. A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안전검지장치 성능개선 및 고도화 개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내가 그런 (납품증명을 해줬다는) 엄청난 모함을 받았다면 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당초 민원제기 업체에 대한 14일 감사 답변서에서 ‘낙찰 A사가 공단에 제출한 납품증명서의 진위 여부’만 확인한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연구과제에 대한 물품을 납품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한 답변은 아니었다. 14일 철도공단 계약처 관계자는 “납품실적 증명서를 발급한 철도기술연구원 담당자와 확인한 결과 ‘강릉선 테스트베드에 납품한 사실이 맞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앞서 같은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의 해명 취지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낙찰업체는 정당한 입찰이었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납품증명서의 물품은) 납품 물건은 아니고 연구용역 상의 물품이다”면서도 “철도공단에서는 (납품 실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기술연구원과 고도화 연구용역을 하면서 시제품을 만든 만큼 납품 물품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당초 민원을 제기한 업체는 국가철도공단의 14일 감사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지난 16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재차 ‘터널경보장치 입찰’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제기 업체 대표는 18일 본지 통화에서 “오늘 고발장을 작성하고 제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의 다른 관계자는 “납품 실적의 과다계상 부분은 철도기술연구원과의 계약서나 (연구) 연차별 보고서 등 근거 자료들을 통해 밝히면 된다”면서 “철도연에서 받은 실적증명서는 절차를 거쳐 정당하게 받은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편, 국가철도공단은 터널경보장치 개량 제조구매사업의 다른 입찰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인 가운데 ‘물품납품실적인정’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과거 철피아(철도+마피아) 논란이 오버랩된다”는 말도 나왔다. A사 대표는 철도고등학교 출신, 사장은 앞서 국가철도공단에서 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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