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자치법 시행에도 자치분권 정신 담아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제언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3/05 [16:22]

[기고] 지방자치법 시행에도 자치분권 정신 담아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제언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03/05 [16:22]

▲ 김정태 단장  © 매일건설신문

32년 만에 처음으로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 후속 조치로 지방정가가 분주하다. 새로운 지방자치법은 2022년 1월 13일부터 시행된다. 그간 법 개정을 위해 펼쳤던 수많은 회의와 토론, 공청회와 결의대회 등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지방의회 부활 30년 만에 얻은 쾌거라 자치법 전부개정에 혼신을 다했던 터라 아쉬움은 없진 않지만 감회가 남다르다.


지방의회 입장에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의 성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행정입법에 의한 자치입법권 침해를 금지해 자치입법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했다(제28조). 둘째, 광역의회뿐 아니라 기초의회까지 지방의원들이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를 도입했다(제41조). 셋째, 그동안 집행부 수장이 관장하던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권을 지방의회가 돌려받았다(제103조). 이 역시 광역과 기초 의회 모두에 해당된다. 이 내용은 지방의회 위상정립과 지방의원 역량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쉬움도 크다. 특히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의원정수의 1/2’로 제한한 데다 부칙을 통해 1년에 1/4씩 채용토록 한 것은 지방의회의 요구와 지방자치의 현실을 무시한 반(反)의회적, 반(反)자치적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전문인력의 개인비서화를 우려해서 그렇게 규정했다지만, 개인적 일탈을 지방의회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해석한 행정 편의적 발상임에 분명하다.


새로운 지방자치법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성과마저 부정할 순 없다. 지방의회는 한 세대 전에 개정된 낡은 지방자치법 하에서도 주민 곁에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앞장섰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비롯 민주주의 정착에 기여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선도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법률 하에서 지방의회는 주민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

 

왜 인사권 독립인가?
많은 변화들 가운데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지방의회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기관으로써 제 역할을 하는 핵심이다. 인사권 독립 시행을 앞두고 광역의회는 물론 기초의회 현장에서는 기대만큼이나 우려와 혼란도 있다. 시행령 개정과 지방의회 정원 및 기구 설치 규정의 제정을 위해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지난 14년간 이를 고민하고, 광역의회 뿐만 아니라 기초의회까지 인사독립을 굽히지 않고 요구했던 입장에서 ‘왜 인사권 독립이었는가?’라는 근본정신을 다시 되새기며, 반드시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는 주민대표기관이자 집행부 감시․통제기관인 지방의회 사무인력의 인사권을 견제의 대상인 지방정부 단체장이 행사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 인사권 독립이다. 둘째는 대민행정, 정책 입안 및 집행이 본위가 되는 집행부 일반행정과 의회의 의정․의사지원 및 정책 분석, 집행의 감시라는 의회 행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인사권 독립은 주민대표기관인 의회의 기능과 역량을 강화가 목적이다.


이러한 근본정신과 목적을 실현하고,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첫째, ‘국회직’과 ‘법원직’이 별도로 독립되어 있듯이 ‘지방의회직렬’의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지난 30년 동안 엄청난 질적·양적 성장을 경험했다. 날로 다양해지는 주민들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의 범위와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하는 의회 사무기구 소속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전문성도 크게 변화했다. 과거와 같이 일반적인 행정지원 위주의 인력으로는 제대로 된 의정활동 지원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방의회에 최적화된 전문인력으로서 의회직렬 신설이 요구되는 것이다. 마침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연계법안으로 ‘지방공무원법’개정안도 국회에서 심의중이다. 그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회직렬 신설을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둘째, 의회직렬 신설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 특히 소수 직렬이 갖는 한계는 광역시・도단위에서 광역의회와 기초지방의회 간 인사교류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광역과 기초의회의 경험의 교류로 지방의회 전체의 전문성을 일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해의 폭이 넒고 훈련받은 의회직 공무원의 지원을 받는 지방의회 역량도 함께 향상될 것이다.

실제로 지방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술직 인사는 광역과 기초정부가 통합인사를 통해 교류하고 있고, 전문성을 고양하고 있다.
의회 일부에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후에도 인사적체를 비롯한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집행부와 의회 간 인사교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관료적인 발상이다. 의회와 집행부의 인사교류는 지방의회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라는 법 개정 취지뿐 아니라 의회 사무행정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몰상식한 주장이다.


셋째,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른 정실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우려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 인사권이 독립된다 하더라도 의회에 채용되는 직원의 채용과 승진, 교육훈련을 포함한 인사관리는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을 포함한 각종 법령에 따라 엄격히 관리될 것이다. 또한, 공정한 인사를 위한 전담조직과 인사위원회가 지방의회 내에 별도로 구성․운영하고, 이들의 일탈을 막기 위한 감사 조직도 마찬가지로 마련될 것이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과거 극히 일부의 사례를 통해서 지방의회 인사권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표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잘못된 편견에 불과하다. 우리 지방의회는 지난 30년간 성숙되어 왔고, 자체적으로 정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다시 자치분권,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자
지방의회가 인사권 독립을 비롯한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하고, 그 시행도 자치분권 정신을 담으라는 요청은 단지 지방의회의 권한만 늘리겠다는 뜻이 아니다. 확대된 역할로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좀 더 풍요롭고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것이 지방자치법 개정과 시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정안전부에서는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과 인사권 독립을 두고 각 지방의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전국 243개 각 지방의회 경험과 환경은 다르지만 ‘주민 복리증진’ 실현이라는 지향점을 동일하기에 의견은 일치할 것이다. 다만 사회 일각의 왜곡된 지방의회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판단한다.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늘 지역 주민들이 믿고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주민의 복리향상과 쾌적한 지역환경 조성, 그리고 경제적 윤택과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의원으로 주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그 다리의 초석이 마련됐다. 이제 구체적인 시행 내용과 모범 사례를 만들어 주민 누구나 믿고 건너는 지방의회를 만들가고자 한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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