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㉓

‘중간기성율 조정합의’ 역시 ‘부당감액 ’ 해당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2/21 [21:46]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㉓

‘중간기성율 조정합의’ 역시 ‘부당감액 ’ 해당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02/21 [21:46]

 원심, “기성금 조정합의…전체 하도급 대금 감액 아니다”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얼마 전 종합건설회사로부터 여러 현장 중 11곳에서 전문공사계약을 각각 체결해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종합건설회사는 기성고 청구 때마다 이의를 제기하며 일부만 지급했다. 미지급 기성금액이 33억원에 이르자 원사업자와 발주자에게 이의를 제기해 공사를 중단하였다.


그러자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33억원 중 25억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성율을 정리하고 본 합의금액 외에는 추가금액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주면서 서명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도리어 이행보증보험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인할 수밖에 없었고 해당 현장에서 철수하였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감액으로 신고할 수 있느냐? 종합건설회사는 최종 공사대금을 감액한 것이 아니라 중간 기성율에 이의가 있어 조정 합의한 것으로 부당감액이 아니고 서로 합의한 것인데 무슨 불법이냐? 고 적반하장이다.

 

A. 결론적으로 중간 기성금 감액하더라도 그것이 최종 금액을 감액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면 부당감액에 해당한다. 같은 유형의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법 제11조 제1항의 부당감액으로 보아 처분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부당감액은 최종 하도급대금 감액만을 의미한다고 하여 부당감액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중간 기성금 합의라 하더라도 추가금액 지급이 없는 것으로 합의한 이상 최종 기성금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부당감액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두31217 판결).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중간 기성금 청구시에 기성율 차이로 원사업자, 수급사업자 간에 논란이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공사 중단 및 타절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종 공사 완성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때 정산합의에서 수급사업자가 어쩔 수 없이 대폭 양보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경우라도 원사업자가 기성고 산정시 너무 무리하게 낮은 기성고를 요구하여 관철시키는 것이 부당감액에 해당하여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 과징금부과처분 및 벌점부여와 형사고발까지 당할 수 있다고 밝힌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래에서 해당 판결의 법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해당 사건에서 원심은, 단지 기성금 조정에 관한 합의일 뿐 전체 하도급대금의 감액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부당감액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을 근거로 합의가 수급사업자가 추산하여 청구기초로 삼은 기성률을 적용하여 산정된 기본공사 기성금 등의 합계액 33억 원을 25억원으로 감액, 확정하고 추가 금액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로 부당감액합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근거는 먼저 합의서의 문언으로 볼 때,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기성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급사업자가 청구한 기성금을 감액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가 기초로 삼은 기성률을 다투지 않는 전제에서 그 기성률을 기준으로 산정된 기본공사 기성금을 감액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둘째. 특히 합의서상에서 ‘기성유보’를 차감된 액수와는 명확히 구분하여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사건 합의로 인해 차감된 기성금을 향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의 ‘기성유보’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셋째, 수급사업자의 대표이사가 원사업자와의 기본공사 기성금의 존부 등을 다투는 민사사건에 이 사건 합의서에 “중간정산”이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로 제출한 행위에 대하여 관련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 합의서의 변조 및 동행사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정을 보더라도, 수급사업자 측에서는 이 사건 합의서 내용을 ‘최종적인 감액’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넷째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를 상대로 한 관련 민사사건으로 ‘이 사건 합의로 인하여 기본공사 기성금 감액분에 대한 지급의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볼 때,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합의를 ‘기본공사 기성금’에 대한 최종적 합의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합의 이후에 기본공사 기성금 감액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관련 민사사건 항소심에서의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된 금액을 원고가 수급사업자가 이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합의 당시 유보된 기성금을 임의로 지급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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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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