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하소연

코로나 위기 속 ‘납기 연장’ 문제 대두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09:11]

[기자수첩]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하소연

코로나 위기 속 ‘납기 연장’ 문제 대두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02/08 [09:11]

▲ 변완영 기자  © 매일건설신문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벌써 1년을 넘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코로나로 매출 피해가 큰 소상공인, 자영업자만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 지원할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연매출액 4억원 이하 일반 업종 등은 규제정도에 비례해서 지원금 액수를 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어느 중소기업 A사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에는 지원금을 주지도 않으면서 심지어 공공기관발주도 납기연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는 업체가 국가사업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금(지체상금)을 물지 않으려면 근거 문서를 제출하라는 주장이다. 국가계약법에는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지연은 예외로 되어있다. 기업 입장에선 굳이 서류로 증빙하라는 정부의 정책이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다는 얘기다.

 

원칙적으로 납품업체가 계약상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민법상 채무불이행책임을 진다. 계약 상대방은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납품업체가 납기를 지키지 못한 이유가 천재지변 혹은 이에 준하는 경제사정의 급격한 변동 등 불가항력에 기한 것이면 면책을 주장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사유를 매우 소극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IMF사태,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나 메르스 당시에도 법원은 불가항력을 이유로 채무자의 면책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납품업체가 처한 구체적 상황과 예견가능성을 종합해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상금을 감액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납품지연이 코로나19와 관련성, 지체상금의 비율 등 구체적인 사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A대표는 “인도의 경우 팬데믹 기간 무조건 납기연장을 선포했다는데 우리도 피해보상을 못할망정 납기연장이라도 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정부가 현실적인 것보다는 형식적인 문서에 의존함으로써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국가계약법상 납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개별기관이 판단한다는 것으로 부품수입에 필요한 경우 출장, 복귀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납기연장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기 어렵더라도 생산성이 하락됐다는 것을 입증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것을 ‘클레임’(claim)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때론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작업일수나 생산량을 수치화해서 코로나 발생 전후로 비교한다든지, 출장경비나 내역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중소기업들은 증명서류 제출을 귀찮아하거나, 클레임을 하면 정부에 낙인찍힌다는 잘못된 오해나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조달청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코로나 상황이라고 무조건 납기연장을 해줄 수 없고 충분한 근거와 자료가 있어야 연장될 기일을 정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클레임은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및 이의제기다.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반면 컴플레인은 객관적인 사항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느낀 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의미가 다르다. 컴플레인보다는 ‘정당한 클레임’을 거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도 환영할 것이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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