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낭비되는 유출지하수 활용방안 마련해야

전국 하루 평균 39만톤 발생… 이중 83%는 하천 방류

김동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1/21 [11:22]

[기자수첩] 낭비되는 유출지하수 활용방안 마련해야

전국 하루 평균 39만톤 발생… 이중 83%는 하천 방류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01/21 [11:22]

▲ 김동훈 기자     ©매일건설신문

최근 하루 3000여톤 유출지하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경기도 시흥시 시흥능곡역 부근을 찾았다. 시는 이렇게 흘러나오는 유출지하수를 근처 하천으로 관을 연결해 방류하고 있었다. 하천 유량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시 환경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지만 깨끗한 지하수가 그대로 흘러나가고 있는 것은 아쉬운 광경이었다. 

 

유출지하수는 지하철이나 터널 등 지하시설물을 굴착하면서 흘러나오는 지하수를 말한다. 설계나 시공의 문제가 아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하 공동(空洞)이 계속에서 생기고 있기 때문에 유출지하수 역시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유출지하수 발생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하루 기준으로 전국에는 하루 약 39만톤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나 터널에서 발생하는 양이 85.0%로 대부분이었고, 건축물(8.0%), 전력구(4.5%), 통신구(1.8%)가 뒤를 이었다. 이 중 절반가량인 19만여톤을 각종 용수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처리 비용을 지불하면서 하수도로 방류한다. 

 

발생하는 유출지하수 중 절반을 다시 활용하고 있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중 83.5%인 16만여톤은 하천유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천에 방류하는 것도 유출지하수 활용 방안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청소용, 화장실용, 조경용, 공원용, 냉난방용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양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지하수 전문가들은 “지방 작은 하천들은 지하수가 없으면 메마를 수 있기 때문에 하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서울 청계천에도 인근 지하철에서 나오는 유출지하수가 방류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는 “하천에 방류하는 것도 활용이 맞기는 한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유출지하수를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는 “상당량을 하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애매하다”고 말했다. 

 

유출지하수 활용을 규정하고 있는 ‘지하수법 시행령’ 제14조2는 ‘(유출지하수를) 생활용수 중 소방용·청소용·조경용·공사용·화장실용·공원용 또는 냉난방용’으로 사용하거나 ‘그 밖에 시장·군수·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 밖에’ 예외 조항을 적용해 현재는 16만여톤을 하천에 방류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지하수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에 지하수법이 또다시 개정될 예정인데 현재 유출지하수의 용도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어 아마도 내년에는 관련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생태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순환되는 물(지하수)을 다시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집 앞에 삐쩍 마른 하천을 반기는 국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표수에 비해 월등히 깨끗한 지하수를 ‘자원’으로 생각해 본다면 이 또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지하수 관련 국가 최상위 계획인 ‘국가지하수관리기본계획’은 가장 중요한 목표를 1990년대 ‘보전과 관리’에서 2010년 이후 ‘지속가능한 활용’으로 바꿨다.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활용할지가 제일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도 지하철 어디에선가 유출지하수는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유출지하수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김동훈 기자 

 

안녕하세요. 동그리 김기자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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