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생태계 50년대 수준 회복… 35년 걸려”

20일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 바로 알기 세미나’

김동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1/20 [18:04]

“한강 생태계 50년대 수준 회복… 35년 걸려”

20일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 바로 알기 세미나’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01/20 [18:04]

 

한강과 낙동강의 물이용시설 개선방향 등 발표

일관된 정책에 하천 자연성 회복 자본 움직일 것

 

▲ 현장에 참석한 발표자 3명이 온라인 패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박소영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개방팀장, 장창래 한국교통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황순진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매일건설신문

 

최근 정부가 금강과 영산강의 보 2곳을 해체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20일 환경부는 강의 자연성 회복 쟁점을 논의하고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4대강 자연성 회복 바로 알기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진 이번 4차 세미나는 한강과 낙동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는 과거 MB 정권이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전체 16개 보(洑) 중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세종보(금강)와 죽산보(영산강)는 해체되며, 공주보(금강)는 부분 해체, 백제보(금강)와 승촌보(영산강)는 상시 개방된다. 나머지 11개 보는 한강에 3개, 낙동강에 8개가 각각 있는데 이곳들의 처리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이에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도 일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한강과 낙동강 보 개방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소영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개방모니터링팀장은 한강과 낙동강의 물이용시설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박소영 개방팀장은 현재 한강과 낙동강에 166개소 취수장·양수장이 있는데 이중 상당수의 취수구(저장된 물을 수로로 끌어 들이는 입구)가 보 관리수위에 인접하게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수위는 보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경우의 수위를 말한다.

 

그는 “취수구가 관리수위에 인접하게 설치돼 있어 현재는 작은 수위 변화에도 취약한 상태”라면서 “양수장의 경우 낮은 하천 수위에서도 양수가 가능하도록 2단 펌핑을 하거나 취수구를 연장하는 등 임시대책을 추진하고 있고, 나아가 최저수위에서도 용수 공급이 차질이 없도록 취·양수장의 시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현재 보 해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드러내듯 다양한 의견과 질문들이 나왔다. 패널로 나온 이한규 한국지하수지열협회 사업관리팀장은 보가 개방됨에 따라 하천 주변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보 개방으로 하천수가 낮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지하수 양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환경부와 협회는 2018년부터 지역 농민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주민들은 적은 지하수로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한강 3개 보 주변에는 약 1만여공(孔), 낙동강 8개 보 부근에는 1만5000여개의 지하수 공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보 개방에 있어서 지하수 문제도 연계돼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개방팀장이 한강과 낙동강의 물 이용시설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쳐. ©매일건설신문

 

온라인 방청단으로 참여한 양천구 한 시민은 “한강 생태계를 50년대나 60년대, 또는 70년대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시키려면 몇 년 정도 걸릴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황순진 건국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도시개발, 인구 등 모든 것이 그때와 다르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한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면 50년대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는 70년 전으로 가는 것이니 그것의 절반인 35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준경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국민 노력에 대한 질문에 “강에 자주 나가보면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과 자본이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토목공학과 학생은 “보 개방으로 하천 자연성이 회복된다고 다들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모든 보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소영 개방팀장은 “금강과 영산강은 보를 개방했으면서 한강과 낙동강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다들 생각할 것 같지만 한강과 낙동강은 많은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매우 조심스러운 문제”라며 “개방 시기나 구체적인 방안은 앞으로 환경부가 풀어가야 할 큰 숙제”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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