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사망사고 없는 안전한 건설현장 만들기시스템 비계 설치로 추락사 방지…내년330억원 이상 지원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일터에서 사고로 숨지는 사람은 몇 명일까?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매년 1,000 여 명이 사망한다. 하루 평균 3명의 노동자가 일을 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인간에게 생명 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 정부가 자살, 교통사고와 함께 산재사고로 인한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2022년까지 일터에서의 사고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금년도 사업을 사고사망 예방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여 추진하고 있다. 사고사망 발생형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사고가 많이 나는 곳, 사업대상이 명확한 곳, 사업효과성이 명확한 3대 사업을 선정해 중점 추진하고 있다. 건설현장 임시가설물인 비계에서의 <추락사고>, 지게차 <충돌사고>, 밀폐공간 <질식사고>에 대해 예방기술 서비스와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공정과 작업이 옥외에서 이루어져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은 공단의 핵심사업 대상이다. 실제로 지난 해 우리나라 일터 사고사망자의 절반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사고유형별로 살펴보면 ‘추락’사고가 사망재해의 절반 이상(54%, 276명)을 차지했으며, 추락사고 중 가장 많은 사고가 비계 설치 대상 현장에서 발생했다. 사고조사 결과 작업발판과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은 불량비계에서 추락사망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 공단에서는 안전한 작업발판과 난간 설치를 위해 건설현장에 대한 집중 관리를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건설공사 현장을 파악해 공사 초기 단계부터 안전한 비계 설치를 유도하고, 설치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작업중지 요청을 하는 등 단계별로 집중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2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 대해서는 시스템적 안전이 확보된 설비의 보급을 위해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금까지 비용을 지원하여 시스템비계를 설치한 현장에서는 추락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스템 비계의 효과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안전한 비계 설치를 위한 재정지원 예산을 금년도 238억원에서 내년에는 330억원 이상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형 건설사고 예방을 위해 건설업 유해·위험방지계획서 확인 현장을 위험 등급별로 관리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1000여명의 사망재해 발생통계를 근거로 계획서 제출 대상 현장별로 위험등급을 구분했다. 이를 토대로 고위험 현장은 확인주기를 단축하고, 이행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집중 관리하고 있다.
겨울철 건설현장에서는 질식 사망사고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질식 사고는 사망에 이르는 비율이 일반 사고에 비해 40배나 높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건설현장 질식 사망사고는 콘크리트 양생작업 도중 대부분 발생하는데, 지난 5년 동안 1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갈탄난로 대신 전기난로나 열풍기를 사용하는 게 낫다. 갈탄난로를 사용할 경우에는 작업장을 충분히 환기시키는 등의 안전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본을 지켜야 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이다. 안전보건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상태가 어렵다고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업주에게는 안전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런 게 바로 안전경영이다. 노동자 또한 안전은 권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등 안전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상생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안전문제는 정부, 사업주, 노동자 어느 한 축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안전한 일터를 제공해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책임의식과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든 현장에서 함께할 때 건설사망사고 없는 안전한 일터, 나아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박두용 이사장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매일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안전건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