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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와 지자체의 재생에너지 힘겨루기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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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3 [13: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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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관 기자     ©매일건설신문

지난 9월 찾은 전북 군산 휴먼컴퍼지트 제2공장은 활기가 넘쳤다. 휴먼컴퍼지트는 국내 유일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날개) 제작사로, ‘서남해 해상풍력’의 1단계 사업인 실증단지의 블레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불과 3개월 전 만난 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는 정부가 서남해 해상풍력을 향후 시범단지와 확산단지 등 3단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잔뜩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당시 양 대표는 2.5GW(기가와트)의 전력 생산 목표에 발맞춰 연간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설비 투자 확대 준비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요즘 그 기류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양승운 대표는 “1단계 실증단지 사업부터 주민 반대 해소가 안 된 상황에서 시범단지 사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1년 이상 지연됐다”고 향후 사업 무산을 우려했다. 그동안의 인력과 설비 투자를 고스란히 원점으로 되돌려야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국내 해상풍력 사업의 대표 테스트베드인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이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한국해상풍력과 고창군이 ‘어민 피해 보상’ 규모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군산 유수지 태양광 발전소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새만금과 군산 일원을 “세계 최고의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피해 보상 방안을 두고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국내 에너지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국산 풍력발전기 적용 시 기자재 이외에도 시공, O&M(운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 및 산업파급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침체된 조선 산업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국내 풍력 기자재 제작자들은 국내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는 해외 제작사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할 상황에 놓였다. 이 싸움에서 외국사들의 가격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없는 국내 제작사들이 백전백패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관건은 사업 추진 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피해보상을 두고 벌어지는 ‘보상 문제’의 원만한 해결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에 따른 보조금으로 해외 제조사 및 일부 민간 개발사만 수익을 가져가는 형태의 사업이 반복돼 정부의 보조금이 제조업이나 고용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승적인 차원의 양보가 필요한 때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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