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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안전 확보돼야 '대형참사'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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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06 [11: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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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주 본지 주필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복합건물(스포츠센터) 화재로 인해 무려 29명이 숨지는 대형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만에 또다시 큰 불이 났다.

 

이번엔 경남 밀양의 요양병원으로, 지난 7일 현재 사망자만 46명에 이른다. 중환자들이 있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밀양 화재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이 병원 3층에서 치료를 받던 손모(83)씨가 지난 6일 사망했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10분쯤엔 화재 발생 당시 세종병원 5층에 입원했던 이모(79)씨도 숨을 거뒀다. 이 정도면 대형참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화재가 일어난 병원은 중풍환자를 치료하는 일반병원과 치매노인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이 함께 있는 복합시설이다.

 

요양병원 노인들은 다행히 모두 대피했으나, 화재가 발생한 일반병동의 환자들이 많이 희생을 당했다.

 

화재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음에도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대피가 불가능한 중증환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관계자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정부는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이미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뒤여서 사후 대책이나 세워야 할 상황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 위기관리가 다른 곳에 비해 휠씬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병원에서, 그것도 대피가 불가능한 중증환자들만 수용하고 있는 곳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요양병원의 화재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21명이 사망했다. 불과 6년 전에 이 같은 참사를 겪고도 더 큰 참사가 발생한 것은 사후약방문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오래전 사고를 들먹일 것도 없이, 불과 한 달전 29명이 한 번에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이런 대형참사가 또 빚어진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천사고 이후 소방서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기소하는 등 책임을 묻는 데에만 힘을 기울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형참사는 한 가지 실수로 발생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불행이 겹칠 때 일어난다. 복합적인 문제는 대책이 강력해야 해결된다.

 

소방차량 진입로는 물론, 소방서 앞에 버젓이 차를 세워두는 몰염치한 시민의식을 고치기 위해선 차량을 부수고서라도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감당할 수 없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규가 필요하다.

 

여전히 열악한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도 속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소방공무원 늘려달라는 요구를 정치적인 이유로 묵살한 국회의원들도 이 비극적인 사태에 한 몫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젠 모두가 한 마음으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을 고치기 위해선 안전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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