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파쇄'라는 용어는 프레킹(fracking)이라는 영어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지하의 원유를 획득하려면 시추공을 뚫어서 기름을 빨아올린다. 제대로만 되면 부자가 되지만 실패하면 시추공 하나에 수억 원을 낭비하게 된다.
이러한 경제적 위험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인들은 수압파쇄공법을 만들었다. 땅속에 물을 넣고 지상에서 압력을 가하면 사람이 원하는 위치로 물이 방향을 잡아서 도달한다.
물이 세일(shale)바위에 도착해서 안에 있는 기름을 지상으로 뽑아내면 이것이 소위 말하는 세일가스이다. 세일가스를 뽑아 올릴 때는 지상에서 압력을 가하여 물을 위로 빨면 가스도 땅위로 올라오게 된다.
이후에 기름, 물, 자갈이 혼합되어서 지상에 올라오면 미리 마련한 용기에 이들을 일정 시간 넣어둔다. 그러면 무게에 따라서 대략적으로 기름, 물, 자갈의 순서대로 위치를 한다. 기름은 거둬서 팔면 이득을 본다.
문제는 물하고 자갈은 버리면 되는데 이것이 환경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물을 정화시키는 데는 많은 경비가 들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그냥 땅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역민과 환경론자들의 수압파쇄 반대는 심각할 정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물이 수압파쇄를 통하여 땅 아래에 흘러가면 바위까지도 쉽게 깨버린다는 것이다. 물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충분히 모두들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한 공법으로 곧바로 지진이 일어난다.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는 전에는 없었던 지진이 수압파쇄 실시 이후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사업자는 수압파쇄와 지진 발생과는 아무런 관련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과 지진학자는 상관관계를 매우 높게 본다.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우리나라 최초로 건축되는 지열 발전소는 땅 밑에 유(U)자로 파서 한쪽에서 물을 넣고 지상에서 수압파쇄로 압력을 가한다. 그러면 물은 지하 4km까지 들어가서 반대쪽으로 다시 올라온다.
땅속에 있는 지열로 이물을 뜨겁게 만들면 김까지 올라오는데 이러한 과정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든다. 즉, 지열발전소는 수압파쇄의 전형적인 본보기이다.
위의 모든 것을 고려하면 흥해읍 남송리 혹은 망천리에서 시작된 이번 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수압파쇄로 발생한 것이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적재난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이 그래도 이번 지진이 인적재난이기 때문에 지열발전소 혹은 수압파쇄를 중지하면 지역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100프로 보장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보름달이나 초승달이 뜨면 밀물이 들어오고 압력이 세져서 바위가 깨지기도 한다. 이때 지진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이론도 큰 지진에는 맞고, 작은 지진에는 거의 적용이 되지는 않다.
흥해읍 지열발전소에서 여러 번 압력파쇄를 시도했는데 약 절반 정도에 걸쳐서 지진이 곧바로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다. 확률은 50%로 재난관리 분야에서 이 정도면 확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설상가상으로 흥해를 포함한 포항에는 지하에 석회암과 이암(진흙 바위이며 흥해에서는 떡돌로 알려짐)이 많아서 물에 금방 녹는 바위다.
결론적으로 흥해읍 지열발전소 건축은 반드시 중지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적재난은 계속 발생할 것이고 국민은 재난희생자가 될 것이다.
하규만 박사 (국제재난관리사) ◆주요경력 미국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 정치학과 정책학 박사 국제재난관리자협회 (IAEM) 한국대표 부산대 정책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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